LA행 티켓 걷어찬 홍명보호, 66만 교민 응원+손흥민 안방 모두 날렸다
입력 2026.06.25 19:19
수정 2026.06.25 19:19
홍명보호는 LA 교민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 REUTERS=연합뉴스
스스로 밥상을 걷어찼다. 비기기만 했어도 홈과 다름 없는 LA에서 32강 토너먼트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조별리그 통과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기분 좋은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던 홍명보호는 멕시코전에 이어 남아공전까지 무기력하게 내리 패하며 1승 2패(승점 3)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A조 3위로 추락했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각 조 1, 2위가 토너먼트에 직행하고, 12개 조 3위 팀 중 상위 8개국이 추가로 32강 막차를 탄다. 조별리그 일정을 먼저 마친 한국은 이제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지켜보며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하는 ‘단두대’ 위에 놓였다.
당초 한국은 이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뒀어도 자력으로 조 2위를 확보, 깔끔하게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대표팀은 결국 A조 3위로 추락하며, 다른 조의 눈치를 보며 와일드카드 합류를 기원해야 하는 벼랑 끝 처지로 내몰렸다.
토너먼트 진출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번 남아공전 패배로 인해 한국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에 버금가는 응원을 원정서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만약 대표팀이 조 2위를 사수했다면, 32강에서 B조 2위를 차지한 또 다른 개최국 캐나다와 격돌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결전지는 다름 아닌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해외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였다.
LA에서는 조별리그 내내 교민들의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 AP=뉴시스
LA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인 사회가 가장 크게 형성된 도시다. 무려 66만 명에 달하는 한인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이곳은, 사실상 한국 국가대표팀이 경기를 치를 경우 홈경기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제2의 안방’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가 진행되는 내내 LA 한인 타운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서는 수천 명의 동포들이 모여 길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태극전사들이 32강에 올라 LA로 입성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축구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상황이다.
이번 LA행 무산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대표팀 캡틴 손흥민(LAFC)의 존재 때문이다. 손흥민은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의 주장을 맡고 있다.
그에게 LA는 매주 숨을 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말 그대로 진짜 안방인 곳이다. 손흥민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자신이 활약하는 홈구장과 홈 팬들 앞에서 월드컵 토너먼트를 치른다는 것만으로도 동포들은 물론 미국 현지 언론과 전 세계 축구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 역시 과거 선수 시절 LA 갤럭시에서 활약한 바 있어 LA가 낯설지 않다. 감독과 주장 모두에게 친숙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최적의 땅을 무기력한 패배로 인해 등졌고, 잔뜩 기대했던 교민들의 간절한 기대감도 허탈과 실망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