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책무구조도 도입 '초읽기'…내부통제 강화 속 '책임 편중' 우려도
입력 2026.06.26 07:07
수정 2026.06.26 07:07
자산 7000억원 이상 33개사 7월 2일까지 제출
임원별 책임 범위 정비…내부통제 체계 구축 속도
중소형사 업무 분장 한계…책임 편중 우려 제기
"중소형사, 외부 전문가 활용해 역량 보완해야"
저축은행들이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임원별 책임 범위 정비 등 내부통제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저축은행중앙회
자산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 33곳의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내부통제 체계 정비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지만,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책임 배분의 현실적 한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 33곳은 오는 7월 2일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자산 7000억원 미만 저축은행의 경우 내년 7월 2일까지 제출 의무가 유예됐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별 담당 업무와 내부통제 책임 범위를 사전에 정리하는 제도다.
횡령,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저축은행들은 제출 기한을 앞두고 임원별 책임 범위 확정, 내부통제 절차 점검, 전산 시스템 정비, 임직원 교육 등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책무구조도 마련과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지난 16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OK저축은행 등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직별 책임 범위를 점검하고 시스템 적용 준비를 진행하는 등 제도 안착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책무구조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회사 규모에 따라 부담 차이가 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은 제한된 인력 구조 탓에 한 명의 임원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아 책임 범위를 세분화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 분장이 어려운 중소형사의 경우 책무구조도가 오히려 특정 임원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조직별 담당 임원이 구분돼 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임원 수가 제한적이라 한 명의 임원이 복수 업무를 맡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책임을 나누는 제도인 만큼 실제 조직 현실을 반영한 운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중앙회는 올해 초 회원사를 대상으로 '저축은행 책무구조도 표준안'을 배포한 데 이어 공동 활용 전산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제도의 취지와 업계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책무구조도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로 자리 잡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책무구조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사고 유형별 책임·권한과 최소 통제 수준을 명확히 하고, 제재 중심이 아닌 예방 노력과 내부통제 투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운영 기준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처럼 규모 격차가 큰 업권은 자산 규모와 조직 복잡도에 따른 차등화된 기준이 필요하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임원 수를 단순히 늘리기보다 외부 전문가 활용 등을 통해 실질적인 통제 역량을 보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