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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연체율 상승에도 매물 잠김…세금·집값 기대감이 만든 관망세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06.26 07:00
수정 2026.06.26 07:00

1분기 기준 3주택 이상 보유 차주 연체율 1.35%

건전성 관리 필요에도 매물 잠김 현상 뚜렷

집값 상승 기대·세제 불확실성에 눈치보기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뉴시스

다주택자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매물 잠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와 내달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 속에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도 시점을 늦추고 관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3주택 이상 보유 차주의 연체율은 1.35%로 집계됐다. 이는 1주택자(0.52%), 2주택자(0.7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구간으로 본다.


다주택자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배경으로는 취약한 현금흐름이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다주택자는 자산 대비 부채비율(DTA)은 양호한 반면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 다주택자의 경우 지난해 3월 기준 DSR이 72.9%에 달해 고소득 다주택자(31.4%)의 두 배를 웃돌았다. 금융권이 통상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는 40%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3주택 이상 차주가 보유한 주택이 수도권에 많이 몰려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3주택 이상 차주 보유 주택의 수도권 비중은 67.3%로, 서울이 32.6%, 경기·인천이 34.7%를 차지했다.


한은은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점을 고려하면 3주택 이상 차주의 수도권 주택 매도와 관련 대출 상환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금리와 주택가격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데다 내달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둔 관망세까지 겹친 만큼 매물 잠김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내달 보유·양도세 강화 방안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제 개편안에는 다주택자 및 고가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한 세 부담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와 보유세를 높인다고 해서 곧바로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보유세 부담이 큰 고가주택 보유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다주택자도 적지 않아 세 부담 만으로 매도를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와 양도세가 모두 강화되면 시장거래가 위축되면서 주택가격의 변동성은 일부 억제할 수 있겠지만 그걸로 시장가격이 급락하거나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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