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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에 사활 건 李 정부…최저임금 대폭 인상론 앞 ‘진퇴양난’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6.24 17:31
수정 2026.06.24 18:01

소비자물가 26개월 만에 최고

노동계 1만2000원 vs 경영계 동결

국정동력과 직결된 노동계 지지

2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본격 논의하기 위한 제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물가 압박 속에 노동계가 현행 최저임금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첫째도, 둘째도 물가”라며 “청와대와 정부 모두 물가안정과 민생회복에 사활을 거는 각오로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1% 올라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2.2%, 4월 2.6%에 이어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24.2% 급등하며 2022년 7월 이후 최대 폭으로 뛰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최저임금위원회가 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심의에 들어갔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보장을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79.7%)이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39.6%)과 물가 상승률(22.9%)을 크게 웃돌았다며 대폭 인상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서비스업·음식업·숙박업 등 자영업 밀집 업종의 인건비가 덩달아 뛰어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정부로서도 마냥 인상을 지지하기 어려운 처지다.


노동계 민심 이탈 우려…국정동력 약화 가능성


그렇다고 노동계 요구를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 중 하나가 노동계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권 특성상 노동계의 지지는 국정운영 동력과 직결된다.


이에 최저임금 심의에서 노동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결론이 반복된다면, 노정관계의 균열이 정치적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례도 있다. 올해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했던 지난해 제12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으로 1만210원~1만440원을 제시하자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노동자의 삶을 도외시한 채 사용자 주장만 반영한 기만적인 안”이라며 집단 퇴장한 바 있다.


한국노총이 유일하게 노동계 입장을 대변해 17년 만의 노사 합의를 이뤘지만, 민주노총이 빠진 ‘반쪽 합의’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왔다.


올해 심의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이재명 정부가 노동계 반발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하는 처지가 된다.


공익위원이 쥔 캐스팅보트…정부 기조 가늠자


현실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공익위원 9명이다. 노사 간 간격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표결로 결론이 나는 것이 관례다.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한다.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내세우지만 공익위원의 판단이 정부 경제 기조를 반영하는 구조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도 전례처럼 법정 심의기한인 이후인 7월 중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익위원이 어느 수준에서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느냐가 사실상 정부 기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이 노동생산성 이상으로 올라가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초단기 근로, 쪼개기 고용이 늘어 기형적 고용구조를 심화시킨다”며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자 편익도 감소하고, 물가가 또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고유가·고물가로 이어지는 실질임금 하락에 취약계층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소비 창출을 통한 내수경기 회복 속에 지역경제와 자영업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다”고 말했다.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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