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판 깔아준 금융당국, 부랴부랴 증권사 '압박'
입력 2026.06.25 07:07
수정 2026.06.25 07:07
금감원, 증권사 리스크 담당 임원 소집
금감원장 레버리지 우려 언급 이틀 만
신용거래·미수금 리스크 관리 당부
증권사 위험 안내 확대로 '호응'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종가가 표시돼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국내증시 변동성 '주범'으로 부상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사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환류시켜 고환율을 억제하겠다는 정책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부랴부랴 부작용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10개 증권사 리스크 담당 임원(CRO)을 한자리에 모아 투자자 보호를 강조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개미 피해 가능성을 언급한지 이틀 만이다.
이 원장은 레버리지에 몰린 자금의 92%가 개미 몫이라는 점, 레버리지 일별 회전율이 130~200%라는 점 등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이 중산층 서민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급격한 변동성이 왔을 때 가계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었다.
실제로 전날 국내증시 급락 마감은 반도체 레버리지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김석환·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자금과 거래가 특정 종목(반도체 투톱)에 집중되면서 시장 변동성도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주요 수급 주체인 개인의 반도체 쏠림은 반도체 및 지수 자체의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 이외 종목의 수급 공백을 야기해 시장 하락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24일 10개 증권사 리스크 담당 임원(CRO)을 한자리에 모아 투자자 보호를 강조했다. ⓒ뉴시스
개인 투자자의 자율적 선택에 따른 수급 쏠림을 강제적으로 분산시킬 수 없는 만큼, 금융당국은 증권사 압박을 통한 레버리지 수요 억제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및 미수금 증가세를 명분으로 증권사들이 반대매매에 따른 개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능동적·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선 신용융자·미수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및 투자자 보호 강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증권사가 기계적인 리스크 관리에서 탈피해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보다 능동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신용융자와 관련해선 "형식적 신용공여 한도 운영에 그치지 않는 탄력적·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대표적 '빚투(빚을 내 투자)' 지표로 꼽히는 신용융자거래는 개미들이 주식예탁금 등을 담보 삼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뜻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거래는 전날 기준 38조원 규모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불어난 상태다.
금감원은 증시 변동성 확대로 미수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위험관리와 모니터링 강화를 통한 적극적 대응도 주문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투자자가 신용융자·미수거래 구조 및 반대매매 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투자자 위험 안내에 대한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 기조에 따라 증권사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은 레버리지 상품 관련 위험 안내를 확대하는 한편, 신용거래 등과 관련한 안내 문구를 강화하고 나섰다.
영업점에서는 전담 프라이빗뱅커(PB)와 지점장이 신용거래 적정성을 점검하고, 고령 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상담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