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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수천만원 어디서 구해”…주담대 한도 뚝, 실수요자 카드론까지 ‘기웃’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6.25 07:00
수정 2026.06.25 07:00

허리띠 졸라맨 은행들, 하반기 총량 관리 조치 속속

자금조달 여건 악화…2금융 눈 돌리는 실수요자

카드론 잔액 ‘역대 최대’, 고금리 다중채무자 양산 우려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총량 관리를 위해 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이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는 모습이다.ⓒ뉴시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높이면서 실수요자들이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는 ‘풍선효과’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이어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


올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연간 증가 목표치는 4조33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여력은 3조5000억원 정도다.


연말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들은 내년 목표치 설정 시 페널티가 부여되기 때문에 서둘러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는 셈이다.


은행권에선 주담대 한도를 축소하고, 대환대출 유입도 차단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개인 신용대출 한도 및 마이너스통장(마통) 한도 역시 제한을 걸었다. 일부 은행에선 일별 신용대출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접수도 막고 있다.


특히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기지보험(MCG·MCI) 가입을 제한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NH농협은행이 선제적으로 MCG·MCI 가입에 제한을 건 데 이어 KB국민은행도 26일부터 대면·비대면 채널에서 MCG·MCI 가입을 제한한단 계획이다.


모기지보험은 주담대를 받을 때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만큼 한도가 차감되는 것을 막아주는 상품이다.


보험 가입이 제한되면 은행은 대출 한도 산정 시 법정 최우선변제금을 차감하고 대출을 실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주택은 5500만원, 경기도는 4800만원의 대출 가능 액수가 즉시 줄어들게 된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대출을 조이면서 자금 조달이 시급한 실수요자들의 금융 비용 부담은 되레 가중되는 실정이다.


주택 계약이나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갑자기 대출 한도가 수천만원씩 줄어든 실수요자들은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거나 마이너스통장(마통) 개설에 나선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제2금융권 문을 두드려야 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9개 신용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은 43조25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새 2704억원이 늘었다.


금융권 안팎으론 은행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금융 소비자들이 비대면으로 비교적 손쉽게 대출이 가능한 카드론까지 내몰리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다시 대출을 실행하는 대환대출 잔액도 1조6559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576억원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7999억원으로 같은 기준 934억원 늘었다.


일각에선 카드론 증가세를 가계대출 총량 규제의 영향 때문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단 목소리도 있다.


카드론은 신용도에 따라 이자가 두 자릿수까지 치솟을 수 있다. 깎인 한도를 메우기 위해 높은 조달 비용을 감수할 차주가 얼마나 될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단 점에서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드론 잔액이 빠르게 늘어난 카드사 일부를 소환해 대출 취급 현황을 점검하고 총량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카드론을 포함한 카드업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안팎으로 관리하라는 지침도 전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 수요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위주의 총량 규제가 시행되다 보니 실수요자들은 고금리 돌려막기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다중채무자도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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