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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나·레이도 '꿍싯꿍싯'…기획사 챌린지 제치고 대박 난 '역챌린지'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6.24 14:46
수정 2026.06.24 14:46

팬들이 만들고 셀럽이 탑승한 새로운 챌린지 유행…부정적 여론도 화제성으로 돌파

아이돌의 챌린지 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획사가 곡의 포인트 안무를 정하고, 아티스트와 팬들이 이를 따라 하며 신곡을 홍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숏폼에서는 팬들이 먼저 무대나 직캠 속 한 부분을 떼어내 다른 음원과 결합하고, 아티스트가 그 흐름에 다시 응답하는 '역챌린지'가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있다.


엔시티 위시 '꿍싯꿍싯' 챌린지 ⓒ엔시티 위시 유튜브 계정·인스타그램

이 흐름 속에서 가장 뜨겁게 반응을 얻고 있는 사례가 엔시티 위시(NCT WISH) 료의 '꿍싯꿍싯' 챌린지다. 23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이 챌린지는 엔시티 위시 멤버들뿐만 아니라 에스파(aespa) 카리나, 아이브(IVE) 레이 등 정상급 아이돌부터 '환승연애' 출연자 민경, '퀸가비' 채널로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 또또 등 셀럽들이 동참하며 유행을 인증하고 있다. 신곡 홍보용 챌린지가 보통 발매 직후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반면, 이 챌린지는 발매 이후 시간이 꽤 지난 시점에도 타 아이돌과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탑승하며 생명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장기 흥행의 시발점이 기획사의 프로모션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당초 엔시티 위시는 정규 1집 타이틀곡 '오드 투 러브'(Ode to Love)의 서정적인 감성을 앞세워 손을 입에 대고 쓸어내리는 '뚜뚜루뚜' 구간을 공식 챌린지로 밀었다. 하지만 실제 대중을 움직인 건 한 팬의 편집 영상이었다. 팬이 료의 직캠 속 마지막 안무를 떼어내 일본 그룹 할칼리(HALCALI)의 '오츠카레 썸머'(おつかれ SUMMER)의 일부 구간에 입히자, 원곡의 분위기와 전혀 다른 장난스럽고 귀여운 움직임이 탄생했다. 팬들이 이 동작에 붙인 '꿍싯꿍싯'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이 확산 속도를 키우며 공식 챌린지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러한 역챌린지 현상은 지난해 중국 SNS 도우인 등에서 퍼진 '행진곡' 영상에서 시작됐다. 라이즈(RIIZE) 원빈의 도마챌린지가 대표적이고 이밖에도 엔하이픈(ENHYPEN) 전 멤버 희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 이안의 행진곡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단순히 특정 안무를 다른 노래에 붙인다고 해서 무조건 대중적 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본 안무의 중독성, 새로운 음원과의 절묘한 박자감, 그리고 팬덤 밖 이용자도 직관적으로 웃고 즐길 수 있는 재미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다양한 클래식 선율에 곡을 입힌 미야오 '띠로리' 챌린지 ⓒ미야오 인스타그램 계정

또 다른 걸그룹 미야오(MEOVV)의 '띠로리'(DDI-RO-RI) 챌린지는 역챌린지가 리스크 관리로 확장된 사례다. 발매 초반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의 '띠로리'라는 음을 그대로 발음한 샘플링 구간을 두고 리스너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띠로리'는 숏폼 챌린지 열풍을 노린 대표적인 곡이기도 하다.


최근 가요계 분위기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리스너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숏폼 플랫폼에서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직관적인 의성어나 의태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며 "포인트 구간의 대중성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노골적인 겨냥에 대중은 곧바로 맞받아쳤다. 유튜브 등에는 '띠로리 제거 버전'이나 다른 클래식 선율을 입힌 가공 영상들이 쏟아진 것이다. 일반적인 기획사라면 거리를 두었을 조롱 섞인 부정적 반응이었지만, 미야오는 오히려 이 버전에 맞춰 직접 역챌린지를 선보였다. 온라인상의 장난을 센스 있게 맞받아치면서 부정적인 비판 여론을 유쾌한 화제성으로 환기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획사가 철저하게 노린 파트가 반드시 유행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아이돌 음악에는 짧고 반복되는 후렴구, 따라 하기 쉬운 안무가 전략적으로 배치된다. 하지만 숏폼 이용자들의 시선은 기획자의 예상 경로를 보기 좋게 벗어나곤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정 구간의 바이럴 효과에만 매몰되면 음악으로서의 완성도와 개연성이 떨어져 대중의 외면을 받기 쉽다. 결국 노래가 좋아야 챌린지도 롱런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역챌린지의 확산은 아이돌 숏폼 문화의 중심추가 소비자에게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능동적인 팬덤은 이제 아티스트의 매력을 가장 잘 우려내는 기획자가 됐다. 기획사가 치밀하게 계산한 자극적인 훅에만 매몰되지 않고 엉뚱하고 날것의 흐름에 몸을 맡길 줄 아는 유연함이 있기 때문이다. '노림수' 챌린지의 시대가 가고 팬들이 깔아준 판에 얼마나 센스 있게 응답하는지가 화제성을 결정짓는 새로운 생존 공식이 됐다.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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