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도 84㎡ 17억 시대"…공사비 급등에 서울 청약 문턱 높아진다
입력 2026.06.24 07:27
수정 2026.06.24 07:27
장위동 신축 분양가, 2년 여 만에 5억원 올라
국제정세 혼란…높아진 공사비가 고분양가로
신축 희소성에 구축 가격 동반 상승 우려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투시도. ⓒ대우건설
성북구와 동작구, 영등포구에서 신축 단지가 차례로 분양에 나서지만 높은 분양가에 수요자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공사비 상승분이 분양가로 전가돼 주택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장위10구역)은 오는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분양을 진행한다. 총 1931가구 중 1032가구가 일반공급 물량이다.
단지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5억1080만~17억6570만원 수준이다. 같은 지역에서 2024년 7월에 분양한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전용 84㎡가 10억4000만~12억1100만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약 2년 만에 5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단지 인근에 조성되는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를 기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지난달 14일 전용 84㎡ 분양권이 18억116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최고가 단지 시세와 비슷하게 분양에 나서는 셈이다.
인근 최고가로 분양가가 올라가면서 조합과 시공사 사이 의견차도 커지고 있다. 조합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양가를 높이려 하지만 미분양 부담이 큰 시공사는 분양가 하향 조정을 원해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분양 시점을 미루는 곳이 많다”며 “단지 분양가를 정하는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장기간 입씨름을 벌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설명했다.
조합이 필사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원인으로는 높아진 공사비가 꼽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 등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철근과 시멘트 등 건설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전쟁을 벌인 미국과 이란이 이달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여전히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정세를 고려할 때 단기간 공사비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미 서울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높은 수준의 공사비를 제시하고 있다. 공사비가 높을수록 분양가가 오를 수 밖에 없어 향후 청약 시장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는 평(3.3㎡)당 공사비가 1590만원에 달한다. 역대 재개발·재건축 사업 최고 공사비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성수3지구)는 평당 공사비 1210만원을 제시했다. 중구 중림동 398번지 일대 재개발(887만원)과 송파구 마천5구역(902만원)도 평당 공사비가 800만원 이상이다.
한 아파트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높아지는 분양가에 실수요자는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비 상승에 신축 단지 공급이 감소해 신축 희소성이 커졌고 구축 단지 가격 역시 상승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시장은 수요자의 선택지가 적다”며 “주택을 매수하려는 실수요자는 많은데 분양하는 현장은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했고 높은 분양가에도 매수 대기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가 올라갈수록 인근 구축 단지 가격도 ‘키맞추기’가 이뤄지고 서울 전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핵심지 외 지역에서도 인근 단지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가 책정되면 지역 전체 집값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집값 상승세가 인근 다른 지역으로 번지면 서울 전역 집값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