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은평 빼면 전세 매물 ‘뚝’…신축 대단지 입주 효과 미미
입력 2026.06.25 06:43
수정 2026.06.25 06:43
하반기 서초·은평구에서 7600가구 입주
일부 지역에 물량 몰려…전세 시장 불안 여전
전세대출 규제 강화한 정부…입주장 효과 반감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 공사 현장.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올해 하반기 서울 서초구와 은평구 일대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차례로 입주하지만 전세 시장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 입주 물량이 몰렸고 정부 규제가 겹치면서 신축 입주 효과가 미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은 오는 8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돌입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단지는 총 2091가구 규모 대단지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공급 물량 중 가장 작은 전용면적 59㎡ 평형은 옵션과 위치에 따라 9억9500만~27억원까지 다양하다. 가장 큰 165㎡는 최고 65억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서초구 방배동에서는 ‘디에이치 방배’가 오는 9월 입주 예정이다. 총 3064가구 대단지로 래미안 트리니원처럼 다수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들은 두 단지 모두 보증금이 낮은 소형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다고 입을 모았다.
매매가격이 높은 서초구는 전셋값도 높은 수준이라 가격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저렴한 매물만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포동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이미 저가 매물은 다 세입자를 찾았다”며 “아직 시장에 남아 있는 전월세 물건은 가격이 비싸 고객 문의가 많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지난해 메이플자이가 입주했을 때는 가격 조정이 활발했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며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고가·대형 평형 위주로 물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일부 지역에 몰려 있는 점도 문제다. 하반기에 입주하는 1000가구 이상 단지는 서초구 래미안 트리니원과 디에이치 방배에 더해 10월 입주하는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451가구)뿐이다. 입주 물량이 두 지역에만 몰려 있는 셈이다.
서울 대다수 지역 전세 매물 부족은 매달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31건으로 한 달 전(1만7411건)보다 2620건(15%) 늘었다. 다만 이 중 1723건이 서초구, 193건이 은평구 물량이다.
부족한 전세 매물은 전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로 2021년 2월 셋째 주 기록한 122.8 이후 약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년 상반기에는 성동구 성동리버뷰자이(1670가구)와 성북구 푸르지오 라디우스파크(1637가구)·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1223가구)가 입주해 올해 하반기보다는 상황이 낫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5007가구 규모 디에이치 클래스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 규제 속 이들 물량 중 전세 매물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전세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하면서 대부분 가구가 실거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잔금을 완납한 가구만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 외 가구는 대출 없이 보증금을 낼 수 있는 세입자를 찾아야 한다. 이전보다 전세 계약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로 나올 수 있는 매물이 많지 않은데 그마저도 일부 지역에 한정돼 전체 시장 안정에 영향을 주기에는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