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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환율은 안 꺾였다…1500원선 고착화되나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6.23 16:24
수정 2026.06.23 16:29

이 대통령 "시간 지나면 안정될 것"

외인 '셀 코리아'에 서학개미 달러 수요 가세

지정학 리스크 완화돼도 고유가 장기화 전망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크게 웃돌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원화 가치가 반등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외인 자금 유출과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산 매수세, 미 연준의 긴축 우려까지 겹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539.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3월 9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환율은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1540원대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주간거래 기준 154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이다.


중동발 종전 소식조차 외환시장의 달러 매수세를 꺾지 못하는 모습이다.


환율이 수출 호조 등 경제 펀더멘털과 다르게 예상 밖의 강세를 지속하자 정부 당국도 원인 진단과 시장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금 수출도 사상 최대인 데다 경상수지 흑자 역시 사상 최대치로 상상 이상"이라며 "원래 환율이 하락해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무역 구조상 달러 유입 요인이 충분함에도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순적 상황을 짚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구 부총리는 "외국인들이 보유 주식의 약 10% 정도, 140조원 규모를 매각한 것으로 보는데, 그걸 환전하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뒤 대거 현금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어 "최근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다시 사기 시작해서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런 (리밸런싱) 과정이 정리되고 나면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 역시 "이게 정상화 과정이기도 한데, 반도체 전망 개선이 너무 급격했다"며 "시간이 문제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진단대로 현재 외환시장의 가장 큰 압박 요인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17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주식 매도 대금을 달러로 바꿔 국내 시장을 빠져나가려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이 위축된 것이다.


여기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꺾이지 않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달러 수요를 강하게 자극하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국내 자산을 팔아 달러를 유출하고, 국내 투자자는 해외 자산을 사기 위해 달러를 환전하면서 시장 내 달러 품귀 현상이 가중되는 흐름이다.


대외적인 긴축 환경 역시 달러 강세를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다.


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해서 시사하면서 미 국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01대에 진입하며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되더라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가 곧바로 환율 하락이나 유가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유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와 글로벌 수요 요인 등으로 인해 고유가 기조가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수입 물가 부담은 쉽게 낮아지기 어렵다.


이에 하반기 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할 거라는 우려가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인상이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변동성 관리에 더해 향후 자금 유출입 추이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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