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까지 등장한 부동산감독원…‘감시국가’ 논란
입력 2026.06.24 07:00
수정 2026.06.24 07:00
설립 반대 청원 100명 찬성…공개 여부 검토 중
행정 중복과 권한 남용 우려…거래 위축 우려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가운데 설립 반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며 신설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청,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등 이미 부동산 불법행위를 단속·조사하는 기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감독기구를 신설하는 것은 중복 규제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거래와 행정기록 등에 대한 감독 범위가 확대될 경우 거래 위축과 공급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국회·업계 등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47명은 지난 2월 ‘부동산감독원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국무총리 소속 부동산 불법행위 사무에 관한 콘트롤타워로서 부동산감독원을 설치해 관계기관 간 조사·수사업무를 기획·총괄·조정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조사·수사를 수행하도록 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 확보 및 거래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에 따르면 감독원은 국가기관 등에 부동산거래신고, 금융, 과세, 행정자료 등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조사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관계기관으로부터 통보받거나 신고센터에 접수 또는 부동산감독협의회가 결정하는 경우 부동산불법행위 혐의자 등에 대해 조사도 실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1일 국민동의 청원 홈페이지에는 ‘부동산감독원(가칭) 개설에 대한 반대 청원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부동산감독원이 불명확한 규정들로 인해 영장 없이 사실상 전 국민의 경제 사정을 정부 마음대로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될 우려가 있어 이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부동산 사기범에 대한 조사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뒤 다시 사회로 나와 사기 행각을 반복한다는 점”이라며 “전문 부동산 투기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등기부등본의 법적 효력을 명확히 인정하며 공인중개사가 사기에 가담한 경우 엄정한 처벌이 이뤄진다면 부동산 사기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100명이 찬성해 현재 국회에서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개가 결정되면 30일간 추가 동의를 받게 되며, 5만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본격적인 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에도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를 조사·단속할 수 있는 기관들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행정 중복과 권한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시장 참여자들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매도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카페 등에서는 “애꿎은 국민만 피해를 볼 수 있다”,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같다”, “부동산을 핑계로 한 국민 감시기구 아니냐”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거래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감독 기능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는 민간 사업 의욕 저하와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