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반도체 호황, 완제품 고객 혜택으로…삼성식 온누리 4000억 실험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6.23 12:28
수정 2026.06.23 12:29

제품 구매액 20%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지급 시작

TV·가전·모바일 접점 활용해 골목상권 소비 유도

B2B 반도체 기업은 협력사·지역사회 환원 방식 주목

삼성전자가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을 통해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골목 소상공인 상점 ▲편의점 등 일상 곳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지급을 시작한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반도체 성과를 소비자 혜택과 지역상권 소비로 연결하는 대규모 상생 실험에 나섰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TV·가전·모바일 제품 구매 고객에게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사업과 완제품 사업을 함께 보유한 삼성전자 특유의 사업 구조가 성과 환원 방식에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 참여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지급을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가 AI 시대 반도체 등에서 거둔 성과를 국민과 나누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회사는 지난 8일부터 4주간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 군인·경찰·소방·교정공무원 등 제복공무원에게는 10%를 추가해 총 30%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 달간 약 40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이 지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 참여 고객은 오는 9월 30일까지 삼성닷컴 홈페이지에서 삼성전자 멤버십에 가입한 뒤 구매 품목과 구매처, 모델코드, 시리얼 번호 등을 입력하면 된다. 등록을 마치면 신청일로부터 약 2주 후 디지털온누리 앱을 통해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일반적인 가전·모바일 판촉과 결이 다르다. 통상 제품 구매 혜택은 가격 할인, 카드 캐시백, 자사 포인트 적립 등으로 제공돼 해당 제품 구매 과정 안에서 소진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매 혜택을 전통시장과 골목상점, 동네 식당, 편의점 등 지역상권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으로 제공한다. 삼성 제품을 산 고객에게 돌아간 혜택이 다시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이번 방식은 삼성전자의 복합 사업 포트폴리오가 반영된 사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거둔 성과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환원 방식은 TV·가전·스마트폰 등 완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설계했다.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 접점을 활용한 대규모 환원 행사가 가능했던 셈이다.


반면 삼성과 함께 메모리 호황의 또다른 한축을 이끈 SK하이닉스는 B2B 사업 특성상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사 판촉 행사는 어렵다. 다만 B2B 기업도 지역사회 투자, 협력사 지원, 반도체 인재 양성 등 다양한 방식의 성과 환원이 가능한 만큼, HBM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어떤 상생 프로그램으로 이어질지는 별도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아울러 제도 환경도 삼성의 이번 행사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영세·중소 가맹점 중심으로 정비하고 있다. 연매출 30억원을 넘는 점포와 병·의원, 한의원, 법무·회계 관련 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이 제한된다. 상품권 지원 효과가 고매출 점포나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업종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전통시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골목상점, 동네 식당, 일부 편의점 등 생활밀착형 점포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삼성 제품 구매 고객의 혜택이 일상 소비를 통해 지역 상권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고객 혜택이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상품권 신청과 사용은 온라인과 모바일 앱을 통해 이뤄진다. 행사 참여 고객은 삼성닷컴에서 구매 제품 정보를 등록한 뒤 디지털온누리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된다. 등록 완료 후 약 2주 뒤 상품권이 지급되며, 사용자는 앱에서 QR 결제를 선택해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신용카드를 앱에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삼성전자가 반도체 성과 환원과 내수 활성화 메시지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본다. AI 반도체와 프리미엄 제품에서 거둔 성과를 소비자 혜택으로 연결하되, 그 혜택을 자사 생태계 안에 묶어두지 않고 지역상권 소비로 확산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판촉비가 골목상권 매출로 환류되는 모델이 실제 효과를 거둘 경우, 반도체 호황기 기업들의 사회 환원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연매출 30억원 초과 점포와 병·의원, 한의원, 법무·회계 관련 서비스업 등 총 33개 제한 업종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사용 가능한 가맹점은 디지털온누리 앱이나 온누리상품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