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앞둔 정청래 승부수?…남은 임기마저 '당심 결집' 총력 [민주당 당권 쟁투 ①]
입력 2026.06.23 05:30
수정 2026.06.23 05:30
오는 24일쯤 대표직 사퇴 가능성 나와
대표 권한으로 호남 훑고 강경 메시지 내놔
1인1표제 이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강조
"지지층 선호하는 의제에 맞춘 전략적 행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청래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앞두고 당원 접촉과 당원주권 의제 부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남 지역 순회와 1인1표제 확대, 검찰개혁 강경 발언 등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심 결집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 대표는 이르면 24일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서는 대표직 사퇴가 필요한 만큼 사실상 당 대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정 대표는 최근 당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일 전남 해남·장흥·순천·담양을 방문한 데 이어 21일에는 전북 익산·전주·군산을 잇달아 찾았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을 돌며 당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 등에 직접 글을 올리며 당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핵심 지지층을 다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불거진 '1인1표제' 확대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당무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에 적용됐던 1인1표제를 시·도당위원장과 전국위원장 선출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정 대표 측은 이를 두고 "당원주권 강화 차원의 개혁"이라고 설명한다. 대의원 중심 구조를 개편해 실제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의 의사를 더욱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둔 강성 지지층 결집용 메시지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1인1표제를 둘러싼 논쟁은 최근 민주당 내부의 주요 갈등 요소로 떠올랐다. 정 대표는 직접 페이스북에 "1인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라고 적으며 제도 방어에 나섰다. 친정청계 인사들도 "당원주권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엄호하고 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전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상대를 조롱하고 분열을 키우면서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당에 무엇이 남겠느냐"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사실상 정 대표 체제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고 있다.
조계원 의원도 최근 "민심의 경고를 외면한 채 자화자찬과 분열의 쇼윈도 정치로 연임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대표 연임을 둘러싼 당내 반발 기류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는 대표직 사퇴 예정일을 목전에 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강성 지지층이 선호하는 검찰개혁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검찰개혁의 마침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라며 "검찰개혁의 대원칙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고 밝혔다. 이어 "호시탐탐 수사권 지키기에 골몰하는 검찰에게 수사권은 꿈도 꾸지 말라고 확실히 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개혁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그동안 보완수사권의 일부 존치 필요성을 언급해온 것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수차례 "악용될 여지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모두 막아버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일정 부분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 강경론 역시 전당대회를 앞둔 핵심 지지층 결집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검찰개혁은 민주당 권리당원 사이에서 관심도가 높은 의제인 만큼, 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심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결국 당원들의 표심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정 대표의 행보는 전반적으로 당원주권과 검찰개혁 등 권리당원들이 관심을 갖는 의제에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당대회가 예상보다 과열돼 있어 섣불리 의견을 내놓기 곤란하다"면서도 "당 대표의 권한을 이용해 지지세를 키운 뒤 다른 후보들보다 앞선 곳에서 출발하려는 정 대표의 속내가 보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