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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부터 SF까지…즐겁게, 오래 갈 출판사 구픽 [출판사 인사이드㉟]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21 10:04
수정 2026.06.21 10:04

“베스트셀러 리스트만 소비하지 말고 남들과 다른 책 읽어보자…

독서클럽 통해 소통”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도서출판 구픽이 출간한 도서들ⓒ

◆ 구픽만의 개성 넘치는 장르적 시도


도서출판 구픽은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1인 출판사다. 여러 출판사에서 15년 동안 일한 김지아 대표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내 방식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설립했다.


이에 도서출판 구픽은 자연스럽게 김 대표의 ‘취향’으로 채워지고 있다. “나의 취향은 꽤 단순하다”고 말한 김 대표는 우선 ‘읽고 싶고, 만들고 싶고, 권하고 싶은 책’에서 출발한다.


‘재미’와 ‘완성도’가 바탕이다. 여기에 지금의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 중이다. 김 대표는 “거창한 주제의식보다는 읽는 즐거움이 분명한 책,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접점을 가진 책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구픽만의 장르문학이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에세이부터 인문서까지. 김 대표가 언급한 기준에 충족하는 작품이라면 장르를 가리진 않는다.


김 대표가 순간순간 흥미를 느낀 주제를 엮어 만든 단편 시리즈부터 8명의 작가들이 책과 서점에 대해 쓴 SF 단편 ‘책에 갇히다’ 등 장르도, 형식도 자유롭다.


‘무너지는 제국’, ‘스타터 빌런’, ‘괴수 보존 협회’, ‘마지막 황제’ 등 미국 SF 작가 존 스칼지의 작품들부터 다양한 주제의 단편 시리즈까지. 장르도, 형식도 자유롭다. 김 대표에 따르면 8명의 작가들이 책과 서점에 대해 쓴 SF 단편 ‘책에 갇히다’를 비롯해 한국의 핼러윈 데이라고 일컫는 세시풍속 ‘귀신날’을 배경으로 한 ‘귀신이 오는 날’까지. 구픽이 출간한 단편선은 총 10권에 달한다.


구픽이 출간한 존 스칼지의 소설ⓒ

장르 논픽션이자 비평서로, 장르적 재미와 학구적 시선을 함께 담은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에 대해서는 “구픽이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지 잘 설명해 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무게감은 덜어내되, 김 대표의 취향을 오롯이 담아내며 구픽만의 개성을 구축 중이다. 그리고 이것이 독자들의 신뢰를 쌓는 비결이기도 했다. 구픽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존 스칼지의 작품들에 대해 김 대표는 “지금까지 총 6편의 작품이 출간됐고,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스칼지 선생님의 팬이기도 했는데 직접 계약해서 출간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출판사를 시작한 후 가장 뿌듯한 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 젊은 독자들 겨냥 속, 구픽이 지키는 본질


1인 출판사라 가능한 시도지만, 어려움도 없지는 않다. “모든 출판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겠지만 제작비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고 어려움을 언급한 김 대표는 “제작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이값은 꾸준히 오르는데 판매량은 예전 같지 않다. 특히 규모가 작은 출판사는 한 권의 실패가 미치는 영향도 큰 편이라 많이 초조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새 시도’는 멈추지 않는다. 소설 위주로 출간하던 구픽이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과 같은 장르 비평서, ‘장르 작가를 위한 과학 가이드’과 같은 논픽션을 출간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픽냥이’라는 고양이 마스코트를 활용한 굿즈도 만들고 있다.


최근의 색다른 활동에 대해선 “‘베스트셀러 리스트만 소비하지 말고 남들과 다른 책을 읽어보자’를 모토로 청개구리 독서클럽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물론, 당장의 성과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젊은 독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가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텍스트힙’ 열풍 속 다양한 활동들을 하되, ‘본질’은 지켜나갈 계획이다. “출판사를 오래 지탱하는 것은 여전히 꾸준히 책을 읽는 독자들이고, 청개구리 독서클럽에 모인 분들 역시 그런 분들이 많았다”고 말한 김 대표는 “구픽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책들로 독자들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제주도의 거상 김만덕 할머니를 장르소설의 문법으로 풀어낸 장르 단편선 ‘덕녀들이 온다’가 출간될 예정이며, 영국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인 앤 클리브스의 대표작 ‘형사 베라 시리즈’ 첫 권 ‘까마귀 덫’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올해 초 떠나보낸 둘째 고양이의 마지막을 케어할 때 큰 도움을 받았던 실용서를 복간할 예정”이라며 “비슷한 상황에 있는 반려인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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