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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묵은 신용정보 동의제도 손본다…금융위, AI 가로막는 '화석 규제' 정조준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6.16 16:59
수정 2026.06.16 17:00

개인신용정보 활용 때마다 재동의 요구…금융소비자 '동의 피로' 누적

대안신용평가·대환대출·AI 에이전트 서비스까지 혁신 발목 잡아

EU·일본도 개인정보 규제 완화 추진…신용정보법 개정 본격 착수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개인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 법률자문단 Kick-off 회의에서 현행 신용정보법상 개인신용정보 활용을 위한 동의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금융권의 AX 대전환, 포용금융 확산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바람직한 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지 않는 개인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금융서비스 혁신과 소비자 편익 확대를 가로막는 과도한 사전 동의 체계를 손질해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간 균형점을 찾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개인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 법률자문단' 킥오프 회의를 열고 신용정보법상 동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신용정보법은 1995년 제정 이후 개인신용정보의 수집·이용·제공·조회 등 모든 처리 단계에서 원칙적으로 개별적·사전적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정보 이용 목적과 제공 기관 등을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하고, 일부 내용이 변경될 경우에도 소비자로부터 재동의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는 이 같은 제도가 오히려 금융소비자의 실질적인 자기결정권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대한 분량의 동의서가 반복적으로 제시되면서 소비자의 '동의 피로'가 커지고, 정보처리 책임이 소비자에게 과도하게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권의 AI 활용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 혁신에도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filer)'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신용평가의 경우 활용 정보가 추가될 때마다 재동의를 받아야 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저금리 대환대출 비교 서비스 역시 신규 제휴 금융회사가 추가되면 기존 이용자 전체로부터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하고,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리 실행이나 대환대출 서비스도 반복적인 정보 조회 동의 절차로 인해 서비스 구현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권 부위원장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위해 도입된 동의제도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경직적으로 운영되면서 오히려 금융소비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1995년 신용정보법 제정 이후 30년 넘게 유지돼 온 낡은 '화석 규제'의 틀을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규제 변화도 개편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AI 개발 목적의 개인정보 활용 범위를 넓히는 '디지털 옴니버스 패키지'를 발표했고, 일본 역시 AI 개발 특례 도입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향후 법률자문단 논의를 토대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구체화하고 금융소비자와 금융권,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간 균형을 모색하는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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