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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폭염에 쪽방촌 '한숨'…지자체 '무더위쉼터' 확충 나서 [데일리안이 간다 151]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6.16 16:09
수정 2026.06.16 16:16

영등포 쪽방촌 기온, 공식 발표된 영등포구 기온보다 더 높아

서울시, 쪽방촌 주민 대상 무더위쉼터 8개소 운영

전국적으로 무더위쉼터 9만3000여개소 운영 중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서 측정한 기온이 34.7도에 육박한 모습.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이날 오후 2시 공식적인 서울 영등포구 기온은 30.5도였지만 쪽방촌의 온도는 이보다 4도가량 높은 34.7도를 기록했다.


야외에 나와 인도 끝에 걸터앉아 있던 한 쪽방촌 주민은 "지금도 이만큼 더운데 7월 넘어서면 이것보다 더 더워지니깐 걱정된다"고 앞으로 닥칠 무더위를 걱정했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에어컨은 '사치품'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 에어컨이 설치된 방도 없을 뿐더러 설령 누군가가 공짜로 설치해준다고 해도 이들의 수입으로는 전기요금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닥치면 미지근한 선풍기 바람을 쐬며 미리 얼려놓은 물병으로 땀에 젖은 몸을 문지르는 것 정도가 쪽방촌에서 더위를 달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비슷한 시각, 국내 최대 쪽방촌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일대 쪽방촌의 기온은 35도를 넘어섰다. 무더위쉼터로 운영 중인 동자동의 한 경로당에는 어르신 4~5명이 모여 무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한 어르신은 "집에 있으면 혼자 있는데 덥기까지 해서 여기로 자주 온다"며 "확실히 집이나 밖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했다.


동자동 인근 후암동의 한 경로당에서도 20명의 어르신이 한데 모여 무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22도로 맞춰진 냉방 시설까지 설치돼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시끌벅적한 모습이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한 어르신은 "일주일에 하루는 체조, 하루는 노래교실을 한다"며 "시원한 곳에서 다른 분들과 어울릴 수 있으니깐 좋다"고 했다.


이처럼 초여름부터 혹독한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당국은 무더위 대책을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1개소 늘어난 8개소의 무더위쉼터를 평일 상시 운영해 쪽방촌 주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6월과 9월~10월에는 폭염특보 발령 시 이용할 수 있고 7월~8월의 경우 매일 이용할 수 있다.


쪽방촌에 설치돼 있는 공용 에어컨 209대에 대해서는 여름철 3개월간 전기요금을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총 14구간에 설치된 쿨링포그를 오전 9시~오후 6시 중 탄력적으로 운영해 체감온도를 낮춘다.


이와 함께 거리 노숙인들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노숙인 전용 무더위쉼터 11개소를 24시간 운영한다. 특히 을지로에 있는 브릿지종합지원센터의 무더위쉼터는 여성 전용 공간으로 주중에는 오전 9시~오후 9시, 공휴일·주말의 경우 낮 12시부터~밤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해당 무더위쉼터에서는 여성의 특수성에 맞는 보건 위생용품 등이 지원된다.


여름철 폭염 및 호우 대응을 위한 점검도 한층 강화된다. 쪽방촌 상담소별 2개 조 4명으로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하루 2회 순찰을 하며 공용 에어컨 가동상태 확인, 응급 상황 신고·이송, 집중호우 시 위험시설 점검을 수행한다. 특히 쪽방상담소의 간호사가 특별보호대상 주민을 수시로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거리 노숙인을 위해서는 평상시 51명이었던 응급구호반을 114명으로 늘리고 서울역·서울시청·을지로·영등포 등 노숙인 밀집 지역과 산재 지역 전역에 주간·야간 순찰 및 현장 상담을 강화한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무더위와 열대야 속에서 노숙인과 쪽방 주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며 "취약계층의 폭염에 대한 보호망이 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대책을 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9만3000여개 무더위 쉼터 위치 및 운영시간 등의 정보를 국민재난안전정보포털과 모바일앱 '안전디딤돌'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후암동의 한 경로당 벽면에 부착된 '무더위쉼터' 현판.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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