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물러설 수 없다…정청래와 장동혁, 각자의 위기
입력 2026.06.16 13:52
수정 2026.06.16 13:52
[동학주호전] “물러서는 순간 낭떠러지”…여야 동시 내홍에 정국 교착 장기화 우려
ⓒ데일리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야 두 당대표가 동시에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이례적인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배경도, 압박의 성격도 다르지만 물러설 수 없다는 점만큼은 같다. 15일 생방송한 ‘나라가TV 시즌2 : 동학주호전’에서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과 신주호 국민의힘 전 부대변인은 두 당대표가 처한 위기를 나란히 진단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3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한 이후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빌미로 재선거를 주장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신동욱 최고위원 등이 올림픽공원 집회 현장에 나타나고 나경원 의원이 독일 판례를 근거로 재선거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는 등 당 전체가 해당 흐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이를 두고 ‘황교안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20년 총선 패배 후 부정선거론에 편승했다가 결국 정치적으로 몰락했듯, 장동혁 대표가 선관위 사태를 재선거·부정선거 프레임으로 몰고 가다가는 황교안 전 대표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황교안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올림픽공원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교착이 길어질수록 장동혁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된다”며 “부실선거를 방치하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티기의 명분도 생겼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6월 11~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44.3%)이 민주당(38.0%)을 6.3%포인트 차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장동혁 대표 입장에서는 사퇴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봤다. 그러나 신주호 전 부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바뀌지 않는 한 이 지지율이 국민의힘의 진정한 재건으로 이어질 수 없다”며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가 각 의원들의 의중을 파악해 별도 의총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압박은 당 바깥에서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정청래 대표를 패인으로 지목하는 발언을 했고, 이튿날 유럽 순방 출발 때는 정청래 대표를 공항 환송에서 배제했다. 당 안에서도 “나 같으면 불출마”, “연임 도전할 거면 먼저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정청래 대표의 응수는 “정권은 짧다”는 한마디였다. 신주호 전 부대변인은 이 발언에 정청래 대표의 진심이 담겼다고 봤다. 대통령이 자신을 압박하려 한다는 것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피 튀기는 혈투가 시작됐다. 칼을 슬그머니 집어넣고 나오는 순간 목이 잘릴 수밖에 없다”며 정청래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로 봤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도 불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대승적으로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 박수를 받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친명계 당 대표가 들어서는 순간 2028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다. 정청래 대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세력 전체가 땅에 묻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갈등 양상을 격투기 계체에 빗댔다. 본 대결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체 자리에서 먼저 주먹이 오가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주 호남 최고회의에서 이미 그런 모습이 나왔다”며 “지지층까지 격화되면서 감정 싸움이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을 볼 때 속으로 박수 쳤던 모습이 이제 민주당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자성도 나왔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여당이 창문 열고 싸우고 있으면 국정 동력이 유지될 수 없다”며 “임기 초에 이 정도 내홍이라면 정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나라가TV 시즌2 : 동학주호전’은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과 신주호 국민의힘 전 부대변인이 매주 정치 현안을 놓고 웃고 싸우며 풀어가는 정치 예능 프로그램이다. 오는 22일(월) 오후 2시 유튜브 채널 ‘델랸TV’에서 생방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