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늘리고 용적률 풀어달라”…서울 재건축 속도전, 수혜지는?
입력 2026.06.16 07:36
수정 2026.06.16 07:36
서울시,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총력
정부에 이주비 규제 완화·용적률 상향 등 건의
영등포·노원구 등 대규모 규제 완화에 재건축 활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골목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연임으로 민간 정비사업이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민간을 통한 주택 공급을 강조해온 오 시장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제안하는 등 추가로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 연속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정부에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도시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10가지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건의안에는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70%로 완화하고 법적상한 용적률을 1.2배로 높이는 등 조합원 부담을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서울시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거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연임이 확정되면서 민간 정비사업 현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내세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서남권 대개조, 다시 강북 전성시대 등 핵심 개발 사업이 선거 결과에 따라 추진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정비사업포털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등록된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가로주택정비, 소규모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조합 청산단계 제외) 추진 단지는 총 896곳이다.
이 중 정비계획 수립 단계인 현장은 68곳, 추진위원회 승인 받은 곳은 99곳, 조합설립인가 단계를 밟은 곳은 364곳이다.
서울시는 오 시장 임기인 2031년까지 주택 31만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그 중 상당수가 민간이 주도하는 정비사업 물량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신통기획을 고도화한 신통기획 2.0을 발표하며 신통기획 신청 단지들의 빠른 착공을 지원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적극 지원 의지를 불태우면서 정비사업 현장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자체가 여러 규제를 완화한 덕에 사업성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주민 동의서를 받거나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영등포구는 준공업지역이 많은 문래동과 양평동, 당산동 등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지난 2024년 서울시가 준공업지역 내 상한용적률을 250%에서 400%로 상향하면서 해당 지역 사업성이 개선된 바 있다.
이에 정비사업 추진 현장도 많다. 문래동3가 목화아파트 재건축을 비롯해 양평동1가 신동아, 당산동5가 유원제일2차 재건축, 문래동4가 재개발 등이 진행 중이다. 유원제일2차는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어 이르면 내년 이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역세권 복합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노원구도 재건축을 본격화한 단지가 많다.
노원구 상계·중계·하계 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노원역과 마들역, 하계역, 은행사거리역 일대 단지는 복합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최고 용적률 400%, 높이 180m까지 건축할 수 있다.
상계주공10단지와 14단지에 재건축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현재 상계동 일대에서는 이미 재건축을 끝낸 상계주공 8단지(포레나 노원)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이 주민 동의를 받거나 신통기획을 신청하는 등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이들 단지 중 노원역 인근 상계주공 3·6·7단지와 마들역 인근 상계주공 9·10·11·12·14단지 등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높일 수 있다.
상계주공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른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해 한화 건설부문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상계주공6단지는 올해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노원역과 마들역 일대 노후 대단지들이 동시에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건설업계의 관심도 쏠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과 인근 수도권에서 사업성이 좋은 중저층·노후 주거지 밀집 지역은 손에 꼽힐 정도”라며 “송파구 ‘올림픽 3대장’(올림픽선수기자촌·훼밀리타운·아시아선수촌)을 제외하면 1기 신도시 일대와 노원구 상계주공 단지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개인 투자자의 정비사업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사업성이 개선됐더라도 조합원 간 내분이 발생하는 등 조합 내부 사정에 따라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은 조합설립인가(재건축) 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재개발) 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어려운 점도 변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사업성이 아무리 좋더라도 조합원 주 연령층이나 성향에 따라 사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사업성과 함께 조합 내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동반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