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 6개월 만의 협상 재개…합의는 '안갯속'
입력 2026.06.15 14:41
수정 2026.06.15 14:58
좁혀지지 않는 임단협 격차에 '법적 공방'까지
노조, 초기업노조 탈퇴 추진…'독자노선' 변수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오는 16일 오전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재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이번 기회로 반년째 답보 상태이던 노사 갈등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시각 차이는 여전하다. 노조가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 노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간에 노사 갈등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오는 16일 오전 인천 연수구 본사에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지난달 파업 이후 첫 공식 대화다. 이달 들어 노조는 회사에 협상 요구 수정안을 제시하고 교섭에 응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회사가 이를 수용하면서 협상 자리가 마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이후 노사는 올해 3월 조정 중지 전까지 13번의 교섭과 두 차례에 걸친 대표이사 미팅을 진행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노조는 지난 4월, 5월 단계적으로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현장에는 복귀했으나 연장,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장기화된 교착 국면에서 노조는 협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우선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한 선제 조치 요구 등 일부 항목을 뺀 협상 요구 수정안을 제시했다. 사업장에 설치했던 노조 깃발과 현수막도 철거한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협상 재개 이전에 노조 측에 수용 가능한 기준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4.3% 인상과 1인당 격려금 3000만원, 영업이익의 20%를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으로 확보하고 지급 상한선을 없앨 것을 요구했다. 당시 회사는 임금 6.2% 인상안을 제시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교섭이 재개됐지만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큰 만큼 단번에 합의 도출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대 변수는 노조의 노선 변화다. 노조는 오는 16~18일 총회를 열고 초기업노조 탈퇴 안건을 상정한 뒤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확정은 아니다. 초기업노조라는 상급 단체에서 탈퇴하기 위해서는 노조 조합원이 과반 참여한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가결 요건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와 연대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독자 노선을 걷기로 판단한 데는 각 계열사의 이해 관계가 서로 다른 만큼 연대의 실익은 없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초기업노조의 핵심 축이던 삼성전자 지부가 임단협 타결로 쟁의에서 빠지게 되면서 공동 투쟁 동력이 약해지기도 했다.
노사가 법적 공방을 벌이는 상황도 단기간 내 합의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 4월 박재성 노조위원장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인천 연수경찰서에 고소했다. 박 위원장이 홍보 부서의 세금계산서 등 내부 자료를 편집해 외부에 유출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달 26일 송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박 위원장이 사내 시스템에 접속해 관련 자료를 조회한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별도로 노조 관계자 6명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노조 역시 사측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등 4건을 맞고소하며 대응한 상태다.
여기에 회사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은 지난 5일 첫 항고심 심문이 열렸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3일까지 양측에 서면을 제출하도록 했다. 추가 심문기일은 아직 미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격차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런 앞뒤 맥락을 고려했을 때 내일 첫 대화를 한다고 해서 바로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성실하게 노조와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