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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열려도 끝 아냐…선박 통항 정상화 '산 넘어 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6.15 14:16
수정 2026.06.15 16:30

병목 현상·기뢰 제거에 즉각 정상화 어려워

한국 선박 24척 순차 이동 전망, 보험료도 변수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 해안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해운 업계의 긴장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기뢰 제거, 보험료 조정 등 후속 과제가 남아 실제 선박 통항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이 종전 MOU 체결을 위한 협상을 타결했으며, 공식 서명식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금요일 합의 서명이 이뤄지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기뢰 제거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석유는 중동과 전 세계를 위해 양방향으로 다시 흐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이 지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서면서 100일 넘게 봉쇄 상태가 이어졌다. 이 여파로 선박 대기와 우회 운항, 보험료 상승 등이 겹치며 국내 해운 업계의 부담도 커졌다.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 현재 페르시아만 내부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들의 통항도 순차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한국 국적 선박은 2척에 그쳐, 해협 재개 이후 남아 있는 24척도 단계적으로 이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협의 개방이 정상 운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 1500~2000척에 달하는 선박이 좁은 해협을 순차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만큼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 상선이 해협을 통과하는 데만 약 8시간이 걸려, 조율된 통항 절차가 마련되지 않으면 혼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뢰 제거도 변수로 남아있다. 이란이 전쟁 기간 해협 일대에 기뢰를 부설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선사들은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운항 재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국제해운회의소(ICS)와 빔코(BIMCO) 등 주요 해운 단체들도 “조율되지 않은 동시 통항이 혼잡과 불규칙한 선박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비용 부담 또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로 국제 유가와 선박유 가격은 안정될 수 있지만, 전쟁 보험료와 위험 수당, 항로 안전 비용이 즉각 낮아지기는 어렵다는 게 해운 업계의 시각이다. 보험사들이 실제 통항 안정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위험 요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발생한 선박 대기와 지연 비용도 해운사 부담으로 남았다. 특히 중동 노선 비중이 크거나 원유·LNG 제품을 운송하는 선사들은 보험료와 안전 운항 비용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컨테이너선사 역시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는 기대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운임 프리미엄이 빠질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향후 이어질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도 변수다. 이번 MOU는 종전과 해협 재개를 위한 틀을 마련한 것이지만, 이란 핵 문제와 제재 완화 등 민감한 쟁점은 추가 협상에 남아 있다. 합의 이행이 지연되거나 양측이 해협 개방 범위를 다르게 해석할 경우 호르무즈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국내 해운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는 긍정적이지만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해협이 열린다고 해도 선박들이 곧바로 이동하기는 어렵고, 정부와 관계 당국의 안내에 따라 순차적으로 통항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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