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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보유해야 추천 가능"…고려아연 소액주주, 금융당국 조사 요청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6.15 08:47
수정 2026.06.15 08:47

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 추천 자격 두고 주주권 제한 공방

금융위·금감원에 조사 요청…추가 법적 대응도 예고

고려아연 사옥 전경 ⓒ고려아연

고려아연 소액주주 측이 회사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와 관련해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후보 추천 자격이 일반 소액주주에게 과도한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 소액주주 측은 고려아연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국민신문고에 고발장과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소액주주 측은 고려아연 경영진과 이사회가 2026년 9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자격을 공고하면서 추천 요건을 사실상 일반 소액주주가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공고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자격으로, 발행주식총수의 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하거나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을 보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주 1인당 1인의 후보 추천 가능’이라는 단서도 포함됐다.


소액주주 측은 이 단서 조항이 소액주주들 간 지분 합산이나 연대를 통한 후보 추천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의 발행주식총수는 2287만2969주다. 이 가운데 0.1%는 약 2만2873주에 해당한다. 소액주주 측은 2025년 11월 28일 기준 종가 134만2000원을 적용할 경우, 해당 요건을 충족하려면 주주 개인이 약 307억원 규모의 지분을 단독으로 보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측은 “겉으로는 상법상 주주제안 요건보다 낮은 0.1% 기준을 제시해 주주친화적인 제도처럼 보이게 했지만, 실제로는 단독 보유 요건과 6개월 보유 요건, 그리고 주주 1인 1인 추천 제한을 결합해 일반 소액주주의 참여를 사실상 봉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소액주주 권리의 본질은 여러 주주가 뜻을 모아 지분을 합산하고 연대해 회사의 지배구조를 견제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며 “그런데 이번 공고는 0.1%라는 숫자의 착시를 이용해 소액주주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실제로는 거액 지분을 보유한 일부 주주에게만 후보 추천권을 허용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측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내부 기준 설정 문제가 아니라 사외이사 제도의 본질과 주주평등 원칙을 훼손하는 거버넌스 문제라고 판단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과 지배주주를 감시하고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데, 후보 추천 단계에서 일반 소액주주의 접근을 제한하면 이사회 독립성과 감사위원회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 측은 제출한 고발장에서 이번 공고가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 위반 소지가 있으며, 회사의 투명한 지배구조와 시장 신뢰라는 무형적 가치를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형법상 업무상 배임 및 권리행사방해 취지에 비춰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았다.


소액주주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진정으로 주주와 시장 앞에 투명한 지배구조를 약속하려 했다면, 소액주주 간 지분 합산과 연대 추천을 허용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300억 원대 지분을 단독으로 보유한 주주만 실질적으로 접근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놓고 이를 주주참여 확대처럼 홍보하는 것은 시장과 일반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단순히 후보 추천 절차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고려아연이 소액주주를 회사의 동등한 주주로 인정하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금융당국은 이번 공고가 자본시장 질서와 주주평등 원칙, 상장회사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측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의 적정성, 소액주주 지분 합산 배제의 위법·부당성, 공고 과정에서의 시장 기만 가능성, 이사회 및 경영진의 충실의무 위반 여부, 주주권 행사 방해 소지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또 필요할 경우 수사기관 고발, 주주총회 절차 문제 제기, 추가 법적 대응 및 주주권 행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액주주 측은 “고려아연은 특정 경영진이나 일부 대주주의 회사가 아니라 모든 주주의 회사”라며 “소액주주의 정당한 감시와 참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이는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와 경제민주화 원칙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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