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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활약 뒤…필요한 중·소 출판사의 ‘개성’ [팬덤과 출판 양극화②]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15 08:33
수정 2026.06.15 08:33

스타가 된 민음사 편집자

다양해진 흥행 루트…젊은층에 쏠린 흐름엔 우려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민음사 편집자의 일화가 크게 화제 됐었다. 방송에서 언급된 “매출 206억 원, 영업이익 41억 원”이라는 성과에 대중은 감탄했지만, 출판계 내부의 시선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트렌드를 영리하게 겨냥한 일부 대형 출판사의 독주 이면에, 출판계 전반에는 ‘위축’ 분위기가 짙게 드리웠기 때문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영상 캡처

지난 4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표한 ‘2025 출판시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민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6억 1200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23.8%p, 영업이익은 41억 7700만원으로 72.7%p 증가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텍스트힙’(독서는 힙하다) 열풍이 불고, 이 트렌드를 영리하게 겨냥한 민음사를 향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진 결과다.


민음사의 화려한 성과와 달리, 지난해 국내 주요 출판기업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판사들의 총매출액(4조 8530억 원)과 총영업이익(1370억 원)은 전년 대비 각각 1.3%, 13.4% 감소했다.


2024년 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인한 기록적인 특수가 지나간 뒤, 그 후광 효과가 점차 사그라들며 나타난 예상된 하락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학동네와 창비 등 국내 대표 대형 출판사들마저 전년 대비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은 출판 시장의 위기 분위기를 한층 더 실감케 한다.


다수의 중·소 출판사 관계자들은 “책을 향한 관심이 생긴다는 점에서 텍스트힙은 반가운 흐름”이라고 반기면서도 수익 증가 등 ‘실질적인’ 체감은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 독립출판사 관계자는 독립서점 및 독립출판물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이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북펀딩과 같은 작은 출판사들의 색다른 시도를 전하던 창구를 향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민음사 북클럽ⓒ민음사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색다른’ 시도로 ‘신선한’ 재미를 주는 책들이 줄어들어 책에 대한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판 시장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서라도 대형 출판사와 중·소 출판사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그림책 등 일부 장르는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을 언급하며 다양한 시도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중·소 출판사의 ‘개성’ 강한 시도만이 할 수 있는 역할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4명 내외의 직원으로 구성된 소규모 출판사 ‘알마’다. 알마출판사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저서를 국내에 소개한 유일한 출판사로 주목을 받았다. ‘수익성’ 보다는 출판사 대표의 취향, 나아가 출판사의 색깔을 고려한 선택이 라슬로의 대표작 ‘사탄탱고’를 비롯해 ‘저항의 멜랑콜리’ ‘라스트 울프’ 등 6권의 저서를 출간한 힘이 됐었다.


결국 출판 시장의 생태계를 지탱하는 것은 트렌드를 이끄는 대형 출판사의 기획력뿐만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개척하는 작은 출판사들의 다양성이다. 이들의 개성 있는 시도가 멈추는 순간, 출판 시장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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