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망신의 경제학'…10년 만에 손보는 스튜어드십 코드
입력 2026.06.10 06:40
수정 2026.06.10 06:40
적용 범위 확대·이행 내실화 도모
개정 상법·밸류업과 시너지 주목
"유기적 연계돼야 중복 업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8000포인트 돌파 세리머니가 열리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스튜어드십 코드가 10년 만에 개정되는 가운데 개정 상법,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등 기존 정책과의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모인다.
정부가 법령 손질로 기업 관행에 대한 강제적 변화를 도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성 규범까지 손보며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달성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1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이 마련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은 오는 26일까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세부 수정을 거친 뒤 도입될 전망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타인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가 수탁자 책임을 다하기 위한 원칙을 뜻한다.
강제성 없는 연성 규범 성격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지난 2016년 12월 마련돼 올해로 도입 10년을 맞았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 구상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말 관련 내실화 방안을 발표한 뒤 후속조치를 밟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은 적용 범위 확대, 이행 수준 내실화를 골자로 이뤄질 예정이다.
우선 기존 국내 상장주식에 한정됐던 적용 자산군을 채권, 인프라, 부동산, 비상장주식, 해외자산까지 자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상법 개정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주주 충실 의무도 반영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체계적 이행 점검 체계를 구축해 향후 기업들이 '부끄러움'을 느껴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정책과의 연계성을 기대하며 '네이밍 앤 쉐이밍(Naming and Shaming)'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조진우 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기업이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이행하는 것이 밸류업"이라며 "기관 투자자가 수탁자로서 투자 대상 기업의 중장기 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이라는 공통 목표를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각각 뒷받침하는 상호보완적인 메커니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3월 발표된 자본시장 체질 개선안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올해 하반기부터 공표하기로 한 만큼, 이를 활용한 기관 투자자 관여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 부장은 저PBR 기업 공표와 관련해 "공개적 망신을 줌으로써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를 할 수 있게 하는 네이밍 앤 쉐이밍 정책"이라며 "이번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통해 기관 투자자들이 저PBR 공표 기업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가 밸류업 정책과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경우, 저PBR 기업들의 '각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자본시장 정책 간 조율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법, 밸류업, 스튜어드십 코드 등 법적·제도적 변화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진행 중인 만큼, 이해 관계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개정 상법, 밸류업, 자본시장 선진화 등 법령이나 규정 등이 상당히 많이 변화하고 있고, 제도적 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다"며 "유기적으로 연계돼야만 기업들이 중복 업무를 줄일 수 있고, 기관 투자자는 주주 관여 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