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DNA 복구 효소 ‘APE1’ 이동 메커니즘 규명
입력 2026.06.04 10:16
수정 2026.06.04 10:16
UNIST·성균관대와 마그네슘 이온·비정형 영역 역할 밝혀
KAIST 생명과학과 이광록 교수팀이 UNIST 이자일 교수팀, 성균관대 유제중 교수팀과 함께 DNA 복구 효소 APE1이 손상된 DNA를 찾아내는 정밀한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KAIST
국내 연구진이 DNA 복구 효소가 DNA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초고속으로 탐색하는 비밀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마그네슘 이온·비정형 영역 역할을 밝혀내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이광록 교수팀이 UNIST 이자일 교수팀, 성균관대 유제중 교수팀과 함께 DNA 복구 효소 APE1이 손상된 DNA를 찾아내는 정밀한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일분자 FRET와 DNA curtain, 분자동역학(MD)을 결합해 APE1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APE1은 무작위로 DNA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DNA 가닥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찾는 1차원 확산(1D diffusion)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대한 도시 아래 미로처럼 얽힌 지하 배관 속을 따라 이동하며 미세한 누수 지점을 찾아내는 지능형 점검 로봇과 비슷하다.
단순히 이곳저곳을 무작정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DNA라는 유전체 고속도로를 따라 효율적으로 이동하며 손상 부위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효소 끝부분의 유연한 구조인 비정형 영역(IDR)이 DNA 탐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비정형 영역은 갈고리처럼 DNA를 붙잡아 APE1이 DNA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연구팀이 해당 영역을 제거하자 손상 부위를 찾는 능력이 5배 이상 감소했다.
또 연구진은 마그네슘 이온(Mg²⁺)이 단순한 보조 인자를 넘어 DNA 탐색 효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 점도 확인했다.
마그네슘 이온은 APE1과 DNA의 결합을 안정화해 효소가 DNA 위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록 교수는 “연구는 생체 분자가 비정형 영역을 통해 DNA 손상 부위를 빠르게 탐색한 뒤 정형 영역을 통해 정교하게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라며 “이 원리는 암세포의 DNA 복구 기능을 무력화하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과 노화 억제 연구의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14일 게재됐다.
한편 연구는 KAIST Grand Challenge 30 Project(KC30), 한국연구재단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 한국신약개발사업단 신약기반확충연구사업, 기초과학연구원(IBS),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첨단원천유망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