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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문맥성 폐고혈압도 간이식 가능"…고위험 환자 생존 길 열렸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02 14:12
수정 2026.06.02 14:13

삼성서울병원, 간문맥성 폐고혈압 환자 43명 분석

고위험군도 치료·평가 거치면 간이식 가능성 확인

이식 후 폐고혈압 호전…일부 환자는 약물 중단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간경화로 인한 폐동맥 고혈압인 ‘간문맥성 폐고혈압’ 환자도 정밀한 평가와 치료를 거치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운반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높아져 혈관이 두꺼워지고 혈류가 원활하지 않게 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간문맥성 폐고혈압은 간경화로 문맥압이 높아지면서 폐동맥 압력까지 상승하는 상태를 말한다.


대한폐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약 6000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진단을 받은 환자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의 25%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문맥성 폐고혈압 환자는 간이식 과정에서 대량의 체액 이동으로 심장에 급격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어 우심실 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평균 폐동맥압(mPAP)이 45mmHg 이상이면 통상 간이식이 어렵다고 판단하며, 35~45mmHg의 경계선 환자 역시 높은 위험성 때문에 이식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장성아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김예찬 임상강사와 김형관·곽순구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다기관 공동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간문맥성 폐고혈압 환자 43명을 분석, 간문맥성 폐고혈압 환자도 정밀한 평가와 치료 최적화를 거치면 간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9명은 연구 기간 중 간이식을 받았다. 특히 이들 중 6명은 평균 폐동맥압이 35~45mmHg로, 기존에는 간이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고위험군 환자였다.


반면 간이식이 필요했음에도 폐고혈압 위험으로 수술이 보류된 환자 7명 가운데 5명은 1년 이내 사망했다. 이에 비해 간이식을 받은 환자 9명 중 7명은 생존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폐동맥압 수치만으로 이식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폐혈관저항, 우심실 기능, 폐고혈압 치료 반응, 간질환 중증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평균 폐동맥압 자체는 사망 위험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간경화 중증도 지표는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점수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사망 위험은 1.53배 증가했다. 간이식을 통해 근본 원인인 간경화를 해결할 경우 폐고혈압 역시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이식 후 생존한 환자들의 최대 폐동맥 수축기압은 수술 전 58.4mmHg에서 수술 후 38.6mmHg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생존 환자 7명 가운데 4명은 폐고혈압이 완전히 호전돼 관련 약물 치료까지 중단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간문맥성 폐고혈압 환자의 간이식을 위해서는 수술 전 폐고혈압 정도와 우심실 기능을 면밀히 평가하고, 약물 치료 반응과 이식 전후 관리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순환기내과와 이식외과, 중환자의학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별 위험도를 평가하고, 수술 전 폐동맥고혈압 표적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폐동맥 압력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장성아 교수는 “간문맥성 폐고혈압은 그동안 간이식 과정에서 매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며 “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평가를 거친 일부 환자에서는 간이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순환기내과와 이식외과, 중환자의학과가 함께하는 다학제 진료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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