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멸균우유 14배 늘었는데…원산지 표시 공백 [기자수첩-정책경제]
입력 2026.06.02 07:00
수정 2026.06.02 07:00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 흰 우유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카페와 베이커리 등 외식 매장에서 우유를 활용한 메뉴가 늘고 있다. 라테, 아이스크림, 빙수처럼 우유가 맛과 품질에 영향을 주는 메뉴도 일상적으로 소비된다.
이 과정에서 수입산 멸균우유 사용도 함께 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용역에 따르면 수입산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7년 3440t에서 2024년 4만8700t으로 7년 새 14배 이상 증가했다. 2024년 기준 국내 전체 원유 생산량과 비교하면 2.7%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는 가볍게 보기 어렵다.
수입산 멸균우유는 긴 유통기한과 보관 편의성,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외식업계에서 사용된다. 카페마다 원가와 보관 여건, 폐기 부담 등을 고려해 원재료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은 농축산물 9개와 수산물 20개 등 총 29개 품목이다. 농축산물은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오리고기·양고기·염소고기와 쌀, 배추김치, 콩이다. 우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소비자는 식당에서 고기와 쌀, 배추김치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카페에서 마시는 라테나 아이스크림에 어떤 우유가 들어갔는지는 알기 어렵다.
정부도 우유를 원산지 표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관련 연구에서 우유 사용량이 많은 업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거나 커피·밀크티 등 음료용 우유를 중심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많은 소비자는 우유를 떠올릴 때 수입산 사용 가능성까지 따져보지 않는다. 하지만 수입산 사용이 늘어 나는 상황에선 원산지를 알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 제공은 필요하다. 소비자가 어떤 원재료가 쓰였는지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다.
수입산 우유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정보가 필요하다. 우유 원산지 표시 논의가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