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도 버거운데”…건설업계 덮친 '금리 인상' 공포
입력 2026.06.02 07:00
수정 2026.06.02 07:00
한은, 금리 인상 공식화… 시장선 하반기 두 번 인상 전망
주담대 금리 인상 불가피…매수 심리 위축 가능성
정비사업 부담 확대에 신규 사업 위축 우려도
서울 시내 아파트.ⓒ뉴시스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 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회사채 등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수요자들의 대출 부담까지 커져 분양 시장도 위축될 수 있어서다.
특히 고유가·고환율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현실화될 경우 건설업계의 사업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건설업계는 금리 인상 시 사업 전반에 걸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고환율·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되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원자재·공사비 가격 인상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게 되면 PF 대출과 회사채 금리도 함께 상승해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비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신용등급이 낮고 자금 여력이 약한 중소 건설사들의 타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
또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건설사의 사업성 검토 기준 역시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다.
토지 매입비와 공사비, 금융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사업장은 착공이 연기되거나 사업 자체가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방 사업장이나 수익성이 낮은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재검토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수요자들의 대출 부담도 커진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 구매 부담이 증가하면서 매수 심리와 청약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4.26~7.10%로 형성돼 있다. 한은이 하반기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부담도 확대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사업 기간이 길고 사업비 규모가 큰 만큼 금융비용이 중요한 변수인데 금리가 오르면 조합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조합원 분담금 증가 가능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일부 사업장은 추진 속도가 늦어지거나 사업성 재검토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밖에도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주택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건설사들이 착공을 미루거나 신규 사업 추진에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인상되면 건설사들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주담대 부담이 커진다”며 “정책금융 상품을 제외하면 현재 대출금리가 5%를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시 이보다 비용 부담이 더욱 확대돼 주택 구매 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서울 핵심 입지나 수요가 탄탄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자금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선호 입지와 브랜드 단지로 집중되면서 지역별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