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대형사, 무너지는 중소사…건설업계 양극화 ‘가속’
입력 2026.06.04 07:01
수정 2026.06.04 07:01
올 들어 건설사 1726곳 폐업…경기 침체·공사비 상승 여파
문제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자금력 약한 중소사 줄폐업 위기
서울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뉴시스
올 들어 1700곳이 넘는 건설업체가 문을 닫은 가운데 건설업계 내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과 공사비 상승, 지방 미분양 증가 등의 여파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들은 경영난에 직면했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브랜드 경쟁력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폐업 속도가 더욱 빨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6월1일까지 폐업한 종합·전문건설사는 총 1726곳(변경, 정정, 철회 포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0% 증가한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종합건설업체는 290곳이 문을 닫았고, 전문건설사는 1436곳이 폐업했다.
건설사 폐업이 증가하는 건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데다 공사비 상승과 자금 조달 부담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고환율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
무엇보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면서 분양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중소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179가구로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7298가구로 전월 대비 7.1% 줄었으나 지방은 4만7881가구로 2.6% 늘어나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의 85.3%가 지방에 집중됐다.
문제는 올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데 이어 이달 1일 ‘2026 BOK 국제콘퍼런스’ 정책 대담에서도 통화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며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었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프로젝트파인내싱(FP) 대출, 회사채 등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분양 시장 침체와 미분양 적체로 현금 흐름이 악화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금융비용 증가분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들이 추진 중인 사업장의 경우 착공이 미뤄지거나 사업 계획이 재검토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건설시장은 경기 침체와 미분양 적체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미분양 해소와 주택 수요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건설업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