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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상한 수의계약'…수원 '동일 지번' 내 5개 업체, 4년간 36억여원 계약 수주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입력 2026.05.24 17:38
수정 2026.05.24 17:40

특정 업체들에 '분할계약' 몰아주기 의혹

B·C 업체 대표이사 사내이사 등 임원 교차 겸임

A업체 타 번지 F업체 사내이사 겸임 의혹

총 6개 업체가 수원 폐기물 용역 26% 가량 수주

폐기물처리 5개 업체가 등록돼 있는 수원종합공구단지 304동. ⓒ 유진상

수원특례시의 폐기물처리용역 수의계약이 특정 번지에 입주한 업체들에 집중된 정황이 드러나 특정 업체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 중 두 곳은 사내이사가 동일 인물이고, 또 두 곳은 대표와 사내이사가 2명의 인물이 교차로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시의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2022년 7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수원시와 관계기관이 발주한 폐기물처리 관련 계약 가운데 특정 5개 업체가 172건, 약 36억 원어치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약 가운데 171건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1건은 입찰이다.


그런데 해당 업체들은 주소와 인적 구성에서 유사한 연결고리를 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수원종합공구단지 내 같은 건물이나 인접 호실에 등록돼 있고, 임원 간 교차 겸임 정황도 확인된다.


한 인물이 두 법인의 사내이사로 동시에 등재돼 있거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가 서로 상대 법인의 임원을 맡고 있는 것이다. 서류상으로 독립된 법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한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업체들 가운데 4곳은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308-18, 수원종합공구단지 내 같은 지번에 본점 을 두고 있었다. A업체는 현재 인근 주소로 이전했지만. 직전 등기 주소는 '권선구 권선로 308-18. 304동 214호'로 확인됐다. 해당 호실에는 현재 B업체가 등록돼 있다.


업체별 수주 현황을 보면 A업체 43건(약 8억4400여만원), B업체 23건(약 5억7200여만원), C업체 30건(약 7억1500여만원), D업체 40건(약 9억4500여만원), E업체 36건(약 4억2800여만 원) 이다. 일반경쟁입찰 방식 계약은 C업체 1건을 제외하면 모두 수의계약(99%)이었다.


특히 전체 계약 가운데 108건은 '수의1인 견적' 기준인 2000만원 이하 계약이었다. 이 중 18건 은 1800만~2000만 원 구간에 집중돼 있었다. 5개 업체의 연평균 수의계약 건수는 업체별로 약 9~11건이다.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은 '교차 임원 겸임'과 '복수 임원 등재' 이다.


B업체와 C업체의 경우 같은 건물 바로 옆 호수다. 이들은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상호 교차 겸임하고 있는데다, 등기상 주소지도 같은 곳으로 돼 있다.


A업체의 경우 해당 건물에는 사무실이 없지만, 장안구에 위치한 F업체의 사내이사와 같은 이름의 인물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해당 인물은 모 지역 언론에서 수원 관내 3개 폐기물업체의 대표로 소개되기도 했다. F업체가 최근 4년간 수원시에서 수주한 용역 금액은 11억67000여만원으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같은 번지 5개 업체'에 F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총 6개 업체가 폐기물 관련 사업의 26% 가량을 수주한 것이다.


위 두 건의 이같은 행태는 가족 아니면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지인 간에서나 이뤄질 수 있는 형태라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업체들에 계약이 집중된 것이 단순한 영업력의 결과인지, 아니면 수의계약 구조를 활용한 반복 배정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행정안전부 계약집행기준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동일 목적의 사업을 인위적으로 분할해 수의계약 요건을 맞추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대법원은 2022년 3월 17일 선고한 2018도3821 판결에서 "공사 목적물과 내용 등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우에는 분할 계약이더라도 총액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형식상 쪼개졌더라도 실질이 같다면 분할계약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경기도가 수의계약 기준을 강화한 점도 참고할 만하다. 2021년 이재명 도지사 재임 당시 경기도는 2021년 1월부터 일반회계 수의계약 절차를 개선해 2인 이상 견적 대상을 기존 2000만 원 초과에서 1000만 원 초과로 확대했고, 1인 견적 대상은 2000만 원 이하에서 1000만 원 이하로 축소했다. 동일업체의 1인 견적 계약은 연 3회로 제한했다. 도는 당시 "일감 몰아주기 오해를 줄이고 투명한 계약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의계약은 발주 단계에서 견적 의뢰 대상 선정이 중요한 만큼 계약 과정 전 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사실 바지 사장 내고 문어발식 확장을 해도 관공서에서 확인할 길은 없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 전체 30개의 폐기물 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에 골고루 일거리를 주고 있다"며 "특정 인물이 몇 개의 업체를 운영하며 계약을 수주한다고 가정할 때, 현행법 상 이를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용역 계약 시 계약 적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업력이나 법인등록증 등 관련 서류를 확인하는 데, 대표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그 외의 임원까지 확인할 시간도 방법도 없다"고 밝혔다.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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