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면 포기하던 내가” 양지호…한국오픈 독주 비결은 ‘뱃속 아기’
입력 2026.05.22 14:57
수정 2026.05.22 17:02
난코스 우정힐스CC서 이틀간 10타 줄여
12월 출산 예정인 아기 위해 책임감 가져
양지호. ⓒ 대한골프협회
이변을 넘어 독주 체제다. 월요 예선을 거쳐 어렵게 본선 무대를 밟은 양지호가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이틀 연속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양지호는 2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이며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리더보드 최상단을 독점했다. 어렵기로 소문난 우정힐스에서 이틀 동안 무려 10타를 줄인 압도적인 경기력이다.
양지호는 이번 대회 예선전을 치러 어렵게 본선 무대에 턱걸이했다. 그만큼 한국 오픈에 출전하고픈 의지가 강했고, 본 대회 조명이 켜지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틀 연속 좋은 스코어를 얻을 수 있는 배경에는 과감한 기술적 변화와 영리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있었다. 양지호는 지난해 전지훈련부터 일반 퍼터를 아예 집에 두고 긴 샤프트의 '브룸스틱 퍼터'로 바꿨다. 그는 "올해 처음 들고 나왔는데 결과가 너무 좋다"며 "처음엔 빠른 그린에 적응이 안 됐지만, 이제는 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까다로운 우정힐스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는 끈기 있는 플레이도 빛을 발했다. 양지호는 "오늘도 우드를 3~4번 정도 썼다"며 "드라이버를 쳐서 러프에 빠지는 것보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그린 공략에 수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남은 라운드도 거리 욕심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최근 일본 투어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 무대에 전념하기로 한 양지호에게 이번 대회는 슬럼프를 끊어낼 절호의 기회다. 그가 이토록 집중력을 발휘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양지호. ⓒ KPGA
그동안 캐디백을 메주던 아내가 최근 아이를 임신하면서 전문 캐디와 호흡을 맞추게 된 양지호는 심리적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막상 아이가 생기니 벌써 책임감이 생긴다. 예전 같으면 경기가 안 풀릴 때 화도 내고 대충 치거나 포기해 버리는 성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면서 어른이 되려고 노력한다. '아기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말자'고 다짐하니 사람이 훨씬 유해졌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는 12월 출산을 앞둔 아내와 항상 대회장을 동행한다는 그는 "아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생긴 게 가장 결정적"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회 반환점을 완벽하게 돈 양지호는 우승에 대한 중압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는 "한국오픈은 선수들에게 중압감이 크고 깊게 와닿는 대회라 우승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라면서 "하지만 그 생각을 지우고 샷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멘탈을 빨리 회복하고 큰 미스가 나와도 '다들 어렵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무리하지 않고 내 자신을 믿고 차분하게 플레이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