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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간 단 4번 꺼낸 카드…삼성 총파업 위기에 긴급조정권 발동 기로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5.19 09:32
수정 2026.05.19 12:25

발동되면 반도체 필수공익사업 지정 논의 가능성

협상 결렬 시 가처분·긴급조정권 동시 본격화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꺼내 든 긴급조정권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파업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정부가 실제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규모가 크고,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공표일로부터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즉시 조정을 시작해야 하고, 조정이 불발되면 중노위가 사실상 강제 중재안을 만들 수도 있다.


관련 법이 도입된 1963년 이후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단 4차례에 불과하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1993년 현대자동차, 2005년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이 전부다. 발동 요건이 엄격한 데다 노동자 헌법상 권리인 쟁의권을 강제로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정부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카드다.


역대 사례를 보면 발동 효과는 강력했다. 1993년 현대차 파업 당시 약 40일간 이어지던 쟁의가 긴급조정권 발동 이후 하루 만에 잠정 협의로 마무리됐다. 당시 노조는 임금 16.45%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 안대로 4.76% 인상에 합의했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때는 노조가 긴급조정권 발동 이후 쟁의 자체를 스스로 취하했다.


2005년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사례는 파급력이 더 컸다. 당시 여객과 수출 화물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자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했고, 노조는 사측 안을 수용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이후 2006년 정부와 국회는 항공운수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했다. 필수공익사업장에서는 파업 시 대체 근로가 허용되기 때문에 파업 영향력 자체가 구조적으로 약화된다.


삼성전자 파업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놓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반도체 산업이 국내 수출의 37%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 데다 생산라인이 한 번 멈추면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재계는 요건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적용하려는 시도는 대기업 노동자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발동될 경우 파장도 만만치 않다. 2005년 항공사 사례처럼 반도체 업종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파업 시 일정 수준 생산을 의무화하고 대체 근로를 허용하는 것이어서 노조 쟁의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되는 결과를 낳는다. 노동계가 긴급조정권 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담화에서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긴급조정권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진행 중인 2차 사후조정 결과에 따라 실제 발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0일 수원지법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결정과 함께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가 동시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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