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대산 NCC 줄여 손실 낮춘다…부채 부담은 '숙제'
입력 2026.05.19 06:00
수정 2026.05.19 06:00
6월1일 대산공장 물적분할, 9월 통합법인 출범 목표
대산 110만t 설비 가동중지 검토…수천억원 개선 기대
신설법인 부채 1조9362억원, 연결 차입금 10조원대 부담
롯데케미칼 대산산단 NCC설비.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앞두고 석유화학 구조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산 납사분해시설(NCC)을 HD현대케미칼과 통합 운영해 저수익 설비 가동을 줄이고 손실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분할 직후 신설법인 기준으로는 1조9000억원대 부채를 안고 출발하는 데다 롯데케미칼의 연결 차입금도 10조원을 넘어선 상태여서 재무 부담 완화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6월1일 대산공장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고 9월 HD현대케미칼과의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대산 사업재편은 롯데케미칼 대산 기초사업을 분할신설법인으로 떼어낸 뒤 HD현대케미칼과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통합법인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50% 지분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승인한 대산 사업재편도 같은 구조를 전제로 한다. 대산 사업재편은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NCC와 다운스트림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통합 신설법인에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하며 HD현대케미칼 지분 구조는 기존 6대 4에서 5대 5로 조정된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대산 NCC 통합 운영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납사 크래커는 설비 특성상 가동률 조정에 한계가 있어 에틸렌 생산 원가와 이를 소비하는 다운스트림 공장의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두 개 크래커가 여수와 대산으로 나뉘어 있어 효율성을 충분히 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같은 대산 단지 내에서 생산량을 조정해 시황에 따라 크래커 하나는 셧다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재편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 축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재편은 영구적인 설비 폐쇄보다 한시적 셧다운 성격이 강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2~3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진한 석유화학 시황을 고려해 통합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재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통합법인 기준으로는 대산 NCC 2기 가운데 롯데케미칼 대산 110만t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케미칼 85만t 설비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회사는 셧다운 검토 설비에 대해 약 3년 이후 시황 회복 시 재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편 효과는 회사 시뮬레이션에도 반영됐다. 롯데케미칼은 CEO 인베스터 미팅에서 대산 차입금 1조6000억원을 신설법인으로 이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별도 기준 차입금은 2025년 4조5050억원에서 대산 분할 후 3조5050억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제시됐다. 해당 수치는 확정 재무제표가 아니라 대산·여수 분할 효과를 반영한 회사 시뮬레이션이다.
기초화학 비중도 낮아질 전망이다. 회사 시뮬레이션상 기초화학 매출 비중은 2025년 62%에서 대산 분할 후 56%, 여수 분할 후 45%로 낮아진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재편 이후 기초화학 비중을 40% 미만으로 낮추고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 성장축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목표다.
문제는 부채 부담이다. 분기보고서상 대산공장 분할신설회사는 자산총계 1조9391억원, 부채총계 1조9362억원, 자본총계 28억5400만원 규모로 출발한다. 유동자산은 6499억원인 반면 유동부채는 1조7855억원이다. 분할 직후 신설법인 기준으로는 고부채 구조가 불가피한 셈이다.
이 수치는 분할신설회사 기준으로, 향후 HD현대케미칼과의 통합 및 금융지원 실행 여부에 따라 통합법인의 최종 재무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롯데케미칼 전체의 재무 부담도 높은 수준이다.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연결 차입금은 지난해 4분기 9조399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조1082억원으로 7088억원 늘었다. 현금예금은 같은 기간 2조6948억원에서 2조1892억원으로 5056억원 줄었고 순차입금비율은 38.0%에서 43.7%로 5.7%p 상승했다.
1분기 흑자전환도 구조적 회복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잠정실적 기준 매출액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 당기순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4335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기초화학 부문 흑자전환 배경으로는 판매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과 긍정적 원료 래깅효과가 제시됐다. 원재료 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사이에서 발생하는 래깅효과는 일시적 이익 성격이 강하다.
롯데케미칼은 6월 대산공장 물적분할을 마친 뒤 9월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HD현대케미칼과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 통합 이후 NCC 가동 조정과 금융지원 실행 여부가 대산 재편의 손익 개선 효과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