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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지원 절실” vs. 메리츠 “신중”…회생 중대 분수령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5.19 07:00
수정 2026.05.19 07:00

점포 37곳 영업 중단…5월 급여 지급도 불투명

대형마트 침체·점포 축소 겹악재…회생 불확실성 확대

협력사·입점주 연쇄 충격 우려…MBK 책임론도 재점화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뉴시스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를 둘러싸고 홈플러스와 메리츠금융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주말 사이 추가 운영자금 지원 없이는 정상 영업과 회생절차 유지가 어렵다며 공개 지원 요청에 나선 가운데, 메리츠가 강도 높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메리츠는 초단기 운영자금 대출 가능성을 검토하면서도 조기상환과 연대보증 등 다소 엄격한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회생 가능성은 열어두되 손실 위험은 최소화하려는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약 1000억 원 규모의 2~3개월 초단기 운영자금 대출(브릿지론)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이에 따른 조건으로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을 요구했다. 동시에 기존 DIP 대출과 유사한 수준의 이자율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및 경영진 개인들의 연대보증 조건도 포함시켰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조건에도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매각한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전체 104개 대형마트 중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는 영업 정상화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제는 임금 지급 차질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무 상황 악화로 홈플러스는 지난 4월분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데 이어, 오는 21일 예정된 5월분 급여 지급도 어려운 상태다. 장기화 될 직원 이탈과 현장 운영 차질은 물론 회생절차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 계약이 이미 체결돼 있고, 6월 말까지 거래가 마무리되면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이 예정된 점을 고려해 추가 연대보증 대신 부동산 관련 담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출 조건을 조율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양수도 대금으로 조기상환하는 조건의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출을 수용하는 것은, 임금체불과 상품대금 미납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생절차 유지가 어려운 만큼, 조기상환 조건이 붙더라도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에 홈플러스 배송 트럭이 멈춰 서 있다.ⓒ뉴시스

다만 금융권에서는 메리츠 입장에선 추가 자금 지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홈플러스 주요 점포와 부동산 자산 상당수를 담보로 확보한 만큼, 추가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회수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어서다.


특히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선 데다, 홈플러스 역시 점포 축소와 상품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영업 정상화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힐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나란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기존 대형마트 사업의 성장세는 제한적이었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실적을 견인했고, 롯데마트는 해외 사업이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여전히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둔화된 데다, 쿠팡 등 이커머스와 초저가 플랫폼 공세까지 겹치면서 과거 대비 집객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의무휴업 규제의 지속과 온라인 배송 경쟁 심화 등 구조적 한계까지 맞물리며 수익성 방어가 요원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메리츠 입장에서는 이미 담보를 통해 일정 수준의 채권 회수 안전판을 확보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 지원이 오히려 손실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영업 정상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자금 투입이 실제 회생으로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뉴시스

다만 반대 시각도 있다.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로 넘어갈 경우 점포와 부동산 자산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자산 매각 과정이 장기화될 경우 메리츠 역시 회수 기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자산이 ‘급매’ 성격을 띨 경우 자산 가치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 고용 불안이다. 이것이 현실화 될 경우 사회적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로 넘어갈 경우 본사 직원은 물론 점포 인력과 협력업체 종사자 까지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후순위 채권자와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식품·생활용품 협력사를 중심으로 납품대금 미회수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미 일부 점포에서는 상품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생 실패 시 중소 납품업체들의 연쇄 타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 체제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회생 돌입 이후에도 대주주 차원의 추가 자금 지원 움직임이 제한적인 데다,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에도 영업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차입 중심 경영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상품 공급과 물류, 점포 운영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구조라 영업 축소가 길어질수록 정상화 난이도는 더 높아진다”며 “점포 축소→매출 감소→납품 위축→추가 영업 악화의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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