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픽] '특검' 선봉장 된 조응천…'추미애·양향자' 2강서 바람 일으킬까?
입력 2026.05.08 04:00
수정 2026.05.08 05:07
범보수 결집 불씨 살린 조응천…존재감은 입증
2강 상대 낮은 지지율 '걸림돌'…중도층 표심 절실
개혁신당 지지율 반등 기대…여당에선 회의적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거대 양당 후보 사이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임에도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의 최전선에 서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제3지대 정당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조 후보가 이변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조 후보 측에 따르면,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 반대 서명 참여자는 2만 5000여명을 기록했다. 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을 포기할 때까지 1000만명의 서명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참여율은 저조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프로젝트가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후보 측이 구축한 특검법 반대 서명 홈페이지에는 동참하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사진과 함께 참여자 통계가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지역, 연령대, 일별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현재 참여율이 높은 지역은 서울(7455명), 경기(7124명), 인천(1430명) 순이다. 대중이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반대 여론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조 후보에 대해서도 홍보가 되는 셈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국회 조작기소 국조 특위 활동을 근거로 대장동·위례 사건, 대북송금 사건 등 수사·기소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발의한 법안이다. 문제는 공소취소권 부여로 해석 가능한 조항도 법안에 포함돼 '셀프 면죄부'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수사 대상 대부분이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받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하면서 특검법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대중적 관심사로 끌어올린 것은 바로 조 후보다. 그동안 범야권에선 조작기소 특검법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각 정당이 따로 공세를 펼친 탓에 파급력이 약했다. 이에 조 후보는 지난 3일 특검법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했고, 같은 당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화답하면서 결집이 이뤄졌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조작기소 특검법' 반대를 외치면서, 여당의 부담은 더욱 커진 분위기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숙의를 요청했고 이후 민주당 내에선 '속도조절론' 여론이 높아졌다. 결국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숙의를 거쳐 판단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지방선거 이후 논의로 일단락됐지만, 이미 야당에 공세 빌미를 제공한 탓에 여론전에 적극 활용되는 실정이다. 특히 조 후보는 특검법 이슈를 선거 전략 중심에 놓고 연일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조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연기라는 건 눈속임으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 국민도 동의했다는 명분을 걸고 갈 것"이라면서 "국민을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로 아는 것이다. 호남 같은 압도적인 우세 지역은 상관없지만 접전지·경합지·열세지역은 뭉텅이로 표가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가 특검법 이슈에 집중하는 이유는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위해 무리하게 움직인 것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강성 이미지가 맞아떨어져 중도층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개혁신당 측 입장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무리하게 공소 취소 움직임을 보인 것과 추 후보가 가지고 있는 강성 이미지가 맞물려 작용되면 충분히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며 "거대 양당 후보보다 조 후보에게 중도층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이 조 후보 상승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경쟁자들보다 경기도 민심에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다. 조 후보는 20·21대 총선 당시 경기 남양주갑에서 재선에 성공한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추 후보도 경기 하남갑에서 당선되긴 했지만, 서울 광진을에서만 5선을 한 탓에 지역 주민과의 친밀감은 조 후보가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 역시 경기 용인갑에 도전해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당초 출신 지역구는 광주 서을이다.
(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양향자 국민의힘·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다 보니, 야권 단일화 문제는 현재 수면 아래로 들어간 상황이다. 당초 추 후보를 뒤쫓고 있는 양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관측됐지만, 조 후보는 특검법을 계기로 이슈 중심에 서자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조 후보는 "(조작기소 특검법) 서명 운동을 시작한 이후 2만을 넘겼고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목표는 입법을 포기한다고 얘기할 때까지 가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연대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개혁신당 관계자도 "단일화는 우리가 꺼낼 이야기도 아니고 지금 나올 얘기도 아니다"라면서 "당 입장에선 조 후보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는 추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후보"라면서 "추 후보가 걸어왔던 정치적인 길에 비해 조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브레이크를 걸어온 인물이다. 이 소신이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조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생각보다 험난하다. 특검법 이슈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투표율이 낮고 조직력이 영향을 미치는 지방선거 특성상 제3지대 정당의 한계는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 구도 타파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22대 총선 이후 진행된 여러 선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는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5일 무선전화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한 경기도지사 지지도 조사에서 추 후보는 50.8%, 양 후보 31.5%, 조 후보는 6.6%를 기록했다. 그 외 인물은 1.8%, 없음 5.9%, 모름은 3.4%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 일부에서도 조 후보의 전략이 추 후보에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당 관계자는 "이미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이후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조 후보가 잠시 이슈의 중심에 서긴 했지만, 일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정 의원은 지난 5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조 후보의 광역단체장 후보 연석회의를 두고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이 강하게 절윤(윤석열과 절연) 하지 못한 것에 비판하고 있었는데, 그런 정체성을 가진 정당과 연대했을 때 시너지가 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면서 "선거 이후 정당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조 후보가 3자 구도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대표만큼 인지도와 지지층이 있다면 개인기로 돌파할 수 있겠지만, 조 후보가 이 대표만큼은 아니라는 것이 한계"라면서 "조작기소 특검법 이슈가 보수 결집의 단초가 될 수 있지만, 조 후보가 온전히 본인의 것으로 가져가기 힘든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바람을 일으키기 쉬운 구도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추 후보에 대한 강성 이미지에 중도·보수층이 등을 돌린다면 양향자·조응천 후보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실화된다면 의외의 각축전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