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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오아이·워너원…논란과 향수 사이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5.08 01:26
수정 2026.05.08 01:26

“멤버 의지로 성사”라는 설명에도 남는 ‘프로듀스 101’의 그늘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아이(I.O.I)와 워너원(Wanna One)이 다시 팬들 앞에 선다. 아이오아이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새 앨범과 공연을 준비 중이고, 워너원은 7년 만에 리얼리티 콘텐츠로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프로젝트 그룹의 원형에 가까운 두 팀이 같은 시기 재소환된다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반가운 장면이다. 동시에 이들을 만든 ‘프로듀스’ 시리즈가 투표 조작 논란으로 사실상 폐기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이번 재결합은 향수 이상의 질문도 남긴다.


아이오아이 ⓒ스윙엔터테인먼트

7일 가요계에 따르면 아이오아이는 오는 19일 미니 3집 ‘아이오아이 : 루프’(I.O.I : LOOP)로 오랜만에 팀 활동을 재개한다. 또한 이달 29일에는 '2026 아이오아이 콘서트 투어: 루프'(2026 I.O.I Concert Tour: LOOP)도 개최한다. 데뷔 당시 8개월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에도 탄탄한 팬덤을 형성했던 만큼, 이번 앨범과 공연을 향한 관심도 크다.


워너원 역시 엠넷플러스 오리지널 리얼리티 ‘워너원 고 : 백 투 베이스’(WANNA ONE GO : Back to Base)를 통해 다시 팬들과 만나고 있다. 앨범을 내고 공식적으로 그룹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활동 당시 인기를 얻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뭉친 것만으로도 높은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2회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라이관린과 만난 하성운이 눈물의 재회를 하는 모습에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공식 SNS 누적 조회수 800만 뷰를 넘기기도 했다.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만든 대표 프로젝트 그룹이다. 초기 시즌으로 결성된 만큼 두 팀 모두 활동 기간은 길지 않았다. 시작과 동시에 끝이 정해진 팀이었기에 팬들에게는 결핍감이 남았고, 그 결핍은 재결합 요구와 향수로 오래 이어졌다.


문제는 이 두 팀을 만든 ‘프로듀스’ 시리즈가 단순한 추억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만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가 직접 연습생에게 투표해 데뷔조를 정한다는 포맷으로 ‘국민 프로듀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9년 시즌4 ‘프로듀스 X 101’ 파이널 생방송 이후 최종 득표수에서 특정 패턴이 발견되며 투표 조작 의혹이 확산됐고, 논란은 경찰 수사와 CJ ENM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이후 법원은 제작진이 시청자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참가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실형을 확정받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시즌1부터 시즌4까지 피해 연습생 명단이 공개되며 전 시즌에 걸친 조작 사실도 드러났다. 마지막 시즌을 통해 결성된 엑스원은 조작 논란의 직격탄을 맞고 결국 해체했다.


워너원 ⓒCJ ENM

그럼에도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건, 프로그램의 논란과 그룹을 향한 팬덤의 기억이 어느 정도 분리돼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팬들이 다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프로듀스’라는 시스템 자체라기보다, 그 안에서 짧게 존재했던 팀과 멤버들의 시간이다. 직접 투표하고 성장 서사를 지켜봤다고 느낀 참여의 기억, 예정된 해체 때문에 충분히 소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시간이 지나 다시 콘텐츠가 된 셈이다.


이에 CJ ENM은 역시 멤버들과 현재 제작진을 조작 논란의 책임과 동일선상에 두는 시선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회사 측은 “오디션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멤버들이 잘못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넓은 범주에서 보면 멤버들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또 “현재 리얼리티를 하는 제작진과 대표자들은 당시 사건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멤버들이 원해서 하고 싶다고 한 것에 응답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은 이번 재결합을 바라볼 때 필요한 균형점이기도 하다. 아이오아이와 워너원 멤버들은 조작 논란의 책임 주체가 아니다. 짧은 활동 이후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을 이어왔고, 시간이 지나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만으로도 팬들에게는 의미가 크다. 프로젝트 그룹 특성상 멤버들이 다시 모일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이번 재회는 팬서비스이자 오래 묵은 아쉬움을 풀어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그럼에도 ‘프로듀스’의 그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워너원 리얼리티의 경우 CJ ENM의 플랫폼과 채널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프로듀스’라는 이름은 조작 논란 이후 사실상 사라졌지만, 그 프로그램이 남긴 팬덤의 기억과 결핍감은 다시 앨범·공연·리얼리티로 호출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의 재결합은 두 얼굴을 가진다. 한쪽에는 짧았던 프로젝트 그룹을 다시 보고 싶어 했던 팬덤의 향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조작 논란으로 무너진 프로그램의 유산이 다시 콘텐츠화되는 불편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이 남긴 가장 밝은 기억과 가장 어두운 논란이 여전히 함께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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