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적자 극단의 생존기, 웃음으로 풀었다…‘마트로시카’가 꺼낸 국가대표급 코미디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4.30 16:14
수정 2026.04.30 16:15

5월 1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공연

전석 매진 초연 흥행 잇는 재연…“연극인에겐 슬프고, 관객에겐 웃긴 이야기”

적자에 허덕이는 극단의 현실은 무겁지만, ‘마트로시카’는 이를 비장하게 끌고 가지 않는다. 대신 공연을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생존기를 빠른 호흡과 돌발적인 웃음으로 밀어붙이며, 연극판의 씁쓸한 상황을 유쾌한 방식으로 비튼다. 초연 흥행을 발판 삼아 돌아온 이번 시즌은 그 ‘웃픈’ 감각을 더 넓은 무대에서 꺼내 보였다.


‘마트로시카’ 프레스콜 ⓒ연합뉴스

작품은 영세 극단 ‘마트로시카’가 공연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B급 코미디다. 지난해 초연 당시 전석 매진과 평점 10.0을 기록하며 대학로의 새로운 스테디셀러로 떠오른 이 작품은, 연극인에게는 피부에 와닿는 비극이지만, 관객에게는 한 겹 한 겹 열릴수록 뜻밖의 재미를 주는 구조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마트로시카’ 프레스콜에서 창작진과 배우들은 이 작품이 가진 코미디의 결, 그리고 현실과 맞닿아 있는 감정에 대해 입을 모았다.


서홍석 작가는 ‘마트로시카’가 자신의 삶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일산 쪽에서 극단을 운영 중인데, 남동진은 저의 한 면이고, 일머리 없는 주다인 역시 저에게서 많이 파생된 인물”이라며 “업계 분들이 보면 슬픈 이야기다. 관객 눈에는 재밌겠지만, 우리라면 정말 끔찍한 상황인 거다. 저한테는 피부에 와닿는, 저와 가까운 이야기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면서도 “겉으로는 연극을 보는 것 같다가도 그 안에 다른 이야기가 있고, 또 그 안을 열어보면 비극적인 상황이 연결되는 구조라 ‘마트로시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동진 역에는 손종학·윤제문·정석용·조희봉·태항호, 궉용준 역에는 김태향·허동수·오문강·김진석·송민주, 전사라 역에는 김강희·이가은·채승혜·윤감송, 나화영 역에는 이보라·이하린·윤예솔·최소연, 주다인 역에는 김낙연·차선우·박선호·신성하, 이혜수 역에는 김나무·임유진·우정인·한채원, 한씨들 역에는 한혜수·윤부진·배은지가 이름을 올렸다.


최해주 연출은 “지난해 1년 동안 공연장을 옮겨 다니며 작품을 진행했다”며 “명실상부하게 한국 코미디를 연출해보자는 생각으로 팀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동진 역 캐스팅에 대해 “기존 윤제문, 정석용 배우 외에도 다른 색깔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손종학 배우는 전통적인 연기 문법의 이미지, 조희봉 배우는 코믹한 상황의 맛, 태항호 배우는 캐릭터성을 부각하는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모셨다”고 설명했다.


조희봉은 작품의 설정이 배우 자신의 현실과도 겹쳐 보였다고 했다. 그는 “극단 마트로시카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저한테도 많이 오버랩됐다”며 “저희 연습 과정과도 겹쳤고, 다 후배들이다 보니 따뜻하게 가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같이 도와주고 끌고 가보자는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트로시카’ 프레스콜에서 연기하는 손종학 ⓒ연합뉴스

손종학 역시 대본의 신선함을 강조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고 여태껏 보지 못한 장르라 굉장히 설렜다”며 “남동진이라는 캐릭터가 이미 충분히 재밌게 표현돼 있어 덜어내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접근했다. 아직도 시도 중이고, 공연 기간 동안 점점 더 진화하는 생물체처럼 어우러지게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주다인 역의 차선우는 “주다인은 어리숙해 보이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뜻하지 않게 일이 꼬이는 인물”이라며 “억지로 만들어내기보다 저도 신인 시절 선배들 앞에서 얼어붙고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오던 때를 참고했다. 남동진이 주는 힘이 있어 실제로도 긴장되긴 한다. 그래서 나오는 대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낙연 역시 “어벙하게 하려는 생각보다 오히려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 집중했다”며 “그 결과 많은 사건을 만들게 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혜수 역의 한채원은 “남동진 연출이 평상 위에 올라가서 연기하는 장면을 좋아한다”며 “그 장면에서 남동진의 성격이 잘 보이는 것 같다. 선배님 다섯 분이 모두 다른 색을 갖고 계셔서, 그때마다 저도 호흡이 달라지고 그 순간만큼은 혜수로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연출은 “관객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코미디가 복잡한 이야기를 해서 재밌는 게 아니라 웃고, 일상에 활력을 주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코미디가 크게 두 갈래로 발전해왔다고 생각한다. 장진 감독의 언어적 재미와, 영국 레이 쿠니 스타일의 돌발적인 재미가 있는데, 이 연극은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진 작품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급 코미디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트로시카’는 5월 1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명보아트홀 라온홀에서 공연한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