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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논란 식기도 전에 쿠팡까지…대미 외교 리스크 확산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6.04.25 00:00
수정 2026.04.25 00:00

'구성 핵시설' 언급 파장… 정보 동맹 신뢰도 추락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안, 美 기업 차별 논란 비화

"안보협의 영향…일종의 출구 찾으려 노력하는 중"

원자력 추진 잠수함·우라늄 협의 앞두고 부담 가중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 시설' 언급으로 대북 기밀 유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쿠팡 규제 문제 제기까지 맞물리며 정부의 대미 현안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 장관 발언은 신뢰 기반 문제로까지 번졌고, 쿠팡 사안도 기업 규제 이슈를 넘어 실질적인 안보 협의 현안으로 부상했다. 정부의 대미 외교 리스크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장관 발언과 쿠팡 사안은 출발점이 다르지만, 모두 한미 안보 협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정 장관 발언을 계기로 대북 정보 관리 문제를 더 민감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여기에 쿠팡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관련 권한 확대 등을 위한 고위급 안보 협의도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을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정 장관의 발언 자체가 기밀 유출이 아니란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쿠팡 문제를 포함한 현안이 실제 한미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쿠팡 사안과 한미 안보 협상 지연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쿠팡의 문제는 법적 절차대로 진행하고, 안보 협상은 안보 협상대로 진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미국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계속 노력해 진전된 입장을 보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들의 서한에 대해서는 "의원들과 접촉해서 설명하고 이해를 제고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 사안의 출발점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다. 지난해 3300만명 규모의 고객 정보가 외부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한국 당국은 수사와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가 외교 현안으로 번진 것은 미국 측이 한국 정부의 대응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여기에는 쿠팡 사고 이후 국회 청문회 등을 포함한 한국 측 대응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공격적이었다는 미국 측 인식이 깔려 있다.


앞서 미국 공화당 내 최대 의원 모임 중 하나인 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은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쿠팡 한 회사의 문제가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의 대미 기업 규제 환경 전반의 문제로 확장된 셈이다.


위 실장은 정 장관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오픈 소스(공개된 정보)에서 취득한 것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기밀 유출은 아니라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 등 3곳을 언급했다. 이후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는 조속히 정상적인 협력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위 실장은 "사안이 생긴 직후부터 한미 간 많은 소통을 하고 있고, 서로 일종의 출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 장관은 북한 구성시 핵시설을 직접 언급해 한미 정보공유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이후 "정략"이라는 반박과 "미국일 수도, 우리 내부일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내놓으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른바 '배후론'을 띄운 것인데, 이는 정보공유 제한 논란의 책임을 미국 측에도 돌리는 듯한 인상을 준 데다 외교안보 라인 내부 균열설까지 자극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 발언이 외교안보 라인의 부담을 키웠다고 보고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정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관계 부처와 조율하지 않은 채 북한 구성 우라늄 고농축 시설 정보를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북한과의 9·19 군사합의 복원과 '위헌적 두 국가론' 관련 발언을 반복하고, 비무장지대(DMZ) 내 유엔군사령부 관할권 제한 법안을 정부 내 조율 없이 추진한 점도 월권 행위로 지적했다. 또 북한 고농축 우라늄 축적 추정치 등 미검증 정보를 공개·유포하며 안보 컨트롤타워를 무력화했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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