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레벨보다 거시 요인 중요…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배제 못 해"
입력 2026.04.10 14:11
수정 2026.04.10 14:11
중동 사태 안정 시 빠른 환율 하락 기대
수도권 집중 해결 없인 부동산 안정 불가
추경 예산의 목적 적합성 및 경직성 지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환율 레벨보다 달러인덱스 등 거시적인 요인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한 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 변동성에 대한 대응은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달러인덱스와의 괴리,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란 전쟁 이후 환율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대외 불확실성과 자금 흐름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 상승은 중동 사태와 외국인 자금 흐름 영향이 크다"며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그간 빠르게 상승한 환율이 빠르게 되돌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란 사태 이전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개입이 없었다면 환율 수준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며 "당시 개입은 적절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개입은 일시적 조정 수단일 뿐 장기적으로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2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다면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공급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장기화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될 경우에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원 7명 전원이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는 데 동의했다.
다만 각 금통위원의 기준금리 전망인 포워드 가이던스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총재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자리를 잡아야 거기에 맞춰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이번에 3개월 내 금리 인상·인하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부동산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가격은 정부 대책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되고 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졌지만, 서울 외곽과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는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높은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선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이번 추경은 재정 적자, 부채를 통해 조달된 게 아니라 초과 세수를 통해 조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추경안에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이 4조8000억원이 들어가 있다"며 "경기 대응을 해야 하는데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이것을 초중고 교육 예산으로 보내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등 경직성은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신현송 총재 후보자의 외화자산이 지나치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해외 인재를 모셔 오는데 외화자산이 있다고 너무 크게 우려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정서에 어긋날지 모른다"면서 "신 후보자의 애국심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