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거래 확인 미흡"…금융당국, '구멍가게' 가상자산거래소 통제 고삐 죈다
입력 2026.04.06 14:10
수정 2026.04.06 14:10
표준화된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
고위험거래 리스크 관리 강화
내부통제 실효성 확보까지
'3개 축' 통해 제도개선 모색
금융위원회는 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AI 이미지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업계 현장점검을 진행한 금융당국이 '근본적 개편'을 예고했다.
복수 부서에 전산장부 변경을 허용하는 등 구멍가게 수준의 운영 방식을 개선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거래 내역이 미미한 사용자에게 대량의 가상자산을 입고하는 등 의심거래 확인·관리 체계도 미흡한 것으로 확인돼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 입김이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빗썸 오지급 사태 직후 구성된 '긴급대응반'의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DAXA 공동으로 긴급대응반을 구성해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용자 자산 보관현황, 내부통제체계 등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신 사무처장은 "긴급대응반 점검결과, 오지급 사태의 표면적 원인으로 지목된 '인적 오류'를 넘어 그간 거래소에 누증된 구조적·관행적 문제점도 일부 드러났다"며 "특히 24시간 거래가 이뤄짐에도 장부와 지갑 상 고객자산을 상시 대사하는 시스템 운영이 미흡했다. 인적·시스템 오류 대응 등을 위한 위험관리체계도 전반적으로 미비했다"고 말했다.
거래소 과반, 일별로 '잔고 대조'
금감원장 "실시간으로 돼야"
점검에 따르면, 5개 가상자산거래소 가운데 3개 거래소는 일별로 잔고대사를 실시했다. 나머지 2개 거래소는 각각 5분 또는 10분마다 잔고대사를 진행했다.
긴급대응반은 "오지급 등으로 불일치 발생 시 적시 대응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거래소별 대사 불일치 판단 기준과 관련 경보 및 조치 매뉴얼 등도 제각각이라 체계적 대응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앞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실시간 잔고대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도 하다.
고위험 거래와 관련해선 지급 준비 단계에서 검토·승인 단계, 통제·사후관리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미비점이 확인됐다.
일례로 실무자 단독 또는 부서장 승인만으로 집행이 이뤄지는 등 리스크에 비례한 '다중 승인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거래소에선 복수 부서의 전산장부 변경 허용 등 권한 통제 문제도 확인됐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 내역이 미미한 이용자에게 대량의 가상자산을 입고하는 등 의심거래 확인・관리 체계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관련 경보·대응 체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DAXA 자율규제 신속 개정
2단계 가상자산법에도 반영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표준화된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 ▲고위험거래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실효성 확보 등 '3개 축'을 통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까지 DAXA 자율규제를 신속히 개정하되, 이행력 확보 등을 위해 2단계 가상자산법에도 주요 내용을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잔고대사 주기는 5분으로 설정하고, 장부와 블록체인 사이의 수량 차이 발생 시 자동 경보 발령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고위험거래와 관련해선 거래 입력자와 승인자를 명확히 분리하는 등 승인 절차 다단계화를 추진한다.
전산장부 변경 권한은 담당 임원 수준에서 관리토록 하고, 의심거래 식별・조치를 위한 추출 기준 보완 등도 이뤄질 예정이다.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선 금융회사 수준의 준법감시 프로그램이 도입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4월 중 DAXA 자율규제 제・개정 및 거래소별 내규 반영을 추진할 것"이라며 "5월까지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및 고위험거래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전산시스템 구축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령 개정사항은 2단계 가상자산법에 반영・추진하되, 금융위・금감원・DAXA가 함께 자율규제 이행 여부 등도 매 분기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