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표 '숙청 정치' 어디까지?…오염된 윤리위에 국민의힘 '부글부글' [정국 기상대]
입력 2026.02.27 04:05
수정 2026.02.27 04:05
한동훈·배현진 이어 친한계 의원·당협들까지
윤리위 제소 가능성 대두…당권파 "해당 행위"
장동혁 맞춤 징계 의결하는 윤리위 향한 비판도
張, '강성 당원 다지기'에 "숙청 계속될것" 우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지도부의 무차별적 숙청 정치를 향한 당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당권 반대파들을 쳐내기 위해 장동혁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에 당내 개혁파와 중진 의원들이 징계 취소와 자중을 요구하고 있지만 장 대표의 묵묵부답이 이어지면서 국민 여론이 더 악화될 것이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징계 처분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문에 출석하며 장 대표와 윤리위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법원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 등장 이래로 국민의힘 윤리위는 정치적 반대자 숙청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고 쏘아붙였다. 배 의원은 직접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소송대리인을 통해 "(배 의원에 대한 징계는) 아동 인권 문제가 아닌 지방선거 공천권 확보 문제"라며 "목적의 정당성이 결여된 징계"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13일 서울시당위원장이던 배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명목상으로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누리꾼 가족으로 추정되는 아동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해 아동 인권을 침해했다는 핑계를 내세웠다. 김 전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당 지도부의 노선을 비판했다는 이유 등으로 '탈당 권유' 처분을 받았고,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 9일 제명됐다.
윤리위 징계로 인한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전국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지난 24일 장 대표 사퇴 성명을 낸 전·현직 당협위원장 24명을 당 윤리위에 제소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강성 당권파인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우리 당과 경쟁 가능성이 있는 무소속 인사를 지원하는 건 해당 행위"라 주장하며,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일정에 동행할 가능성이 있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윤리위에 저인망식 제소하겠단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뉴스1 유튜브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 인사가 아닌데 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직함을 달고 옆에서 수행한다는 건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며 "해당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함 대변인이 언급한 건 지난 25일 대구로 내려온 한 전 대표와 동성로 방문에 동행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지난 25일 대구 중구 대구패션주얼리특구를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윤리위를 활용한 숙청 정치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당내 비판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진로와 지도부의 책임을 논의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해당행위가 아니라 당내 민주주의 본질"이라며 "동료를 징계하겠다는 발상은 어느 쪽이든 당을 병들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성국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 나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은 정치 상황에 따라 어떤 정치인과도 동행할 수 있다"며 "(해당행위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 당 문제와 관련해 '윤리위를 이용한 친한 털기'라는 기사가 왜 많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지난 25일 MBC라디오에서 "이런 징계가 확산되면 당이 스스로 지쳐서 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며 "징계 경쟁이 아니라 정책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렇게 대표가 원하는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윤리위는 처음 봤다. 사실상 윤리위가 오염되다 못해 사유화된 것 같다"며 "징계의 이유나 잣대도 너무 이상하다. 당내에서 왜 윤리위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지 한 번이라도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반발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당 안팎에선 장 대표의 '숙청 정치'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행보만이 장 대표의 당권을 더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단 분석에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장 대표도 당 안팎의 비판을 듣지 못하는 건 아닐텐데 굳이 저렇게(숙청)까지 하는 건 그게 자신한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자기한테 반대하는 사람들을 잘라내면서 장 대표를 응원하는 극소수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지 않느냐. 이미 거기에 중독이 됐다고 보기 때문에 (방향성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