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또 오른 국민의힘…'尹 구속' 파고 넘을 수 있을까
입력 2025.01.19 08:15
수정 2025.01.19 08:15
다수 여론조사에서 與 지지율, 野에 앞서
보수결집·반이재명 등 요인 분석 쏟아져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에도 되레
野 비판 강화돼 현 지지율 흐름 지속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가운데, 이같은 현직 대통령 구속 사태가 최근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여야 지지율과 한층 다가온 '조기 대선' 정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던 상황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에는 지지율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지며 여권이 궤멸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 달 만에 '골든크로스'를 보이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1월 3주차 조사 결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9%로 민주당 지지율인 36%를 3%p 앞섰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5%p 상승했고, 민주당은 변동이 없었다. 국민의힘 지지율만 오르면서 지난해 8월 넷째 주 이후 약 5개월만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로 역전했다.
이보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진행해 1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5%로 33%인 민주당을 2%p차로 앞섰다.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건 지난해 9월 넷째 주(국민의힘 28%·민주당 26%)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 안팎과 정치권에선 이 같은 여론 변화가 민주당의 강경 행보와 반(反) 이재명 정서로 인한 중도층 이탈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신속한 사법 절차가 보수층의 결집을 촉발한 것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의 부담 요인이던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탄핵 국면을 맞아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되면서, 샤이 보수층이 국민의힘으로 다시 움직였다는 해석이다. 또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소추하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고발, 내란죄 철회, 특검법 외환 혐의 추가, 카톡 검열 논란 등 대정부 강공 드라이브를 펼친 것이 중도층의 신뢰 상실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에 나와 정당지지율 역전에 대해 "민주당이 잘못 대응하고, 때로는 조금 능력이 없어 보이고, 무책임하고, 거칠고, 조롱하는 과정이 보수 결집을 가속화시키고 중도층을 이동하게 만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학습 효과로 '탄핵되면 바로 대선'이라는 생각에 지금 대선이 진행 중인 상황이 돼버려서 보수가 결집했다. 여기서 크로스까지 날 정도가 된 건 반드시 중도층이 이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는 이재명 대표 개인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 영향을 미쳤다. 탄핵 찬성 여론이 60%를 넘는 상황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게 그 증거라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지른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현재 30%가 채 넘지 못한다. 지금처럼 탄핵·계엄 국면에서 이 정도면 사실은 절대로 높다고 볼 수 없다"며 "많은 국민들이 여당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야당도 믿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야당의 과도한 입법권력과 탄핵 남발로 삼권분립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발부·특검법 논란 與 단기 호재
어차피 내달초 기소, 특검 출범 효용 잃어
"尹 구속에 '이재명은 뭐냐' 여론 일 것"
"민주당 보면 '탄핵·특검' 단어만 떠올라"
향후 지지율 전망에 대해서도 현재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도 단기적으로는 민주당엔 악재, 국민의힘엔 호재로 반영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구속영장 발부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보인 모습에 보수층의 결집 현상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발 여론이 극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체포됐고 이번에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다시 재부각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저렇게 됐는데 '이 대표 당신은 뭐냐'는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자체 계엄 특검법안을 어렵사리 발의한 국민의힘과의 협상을 사실상 결렬시키고 야권의 '특검법'을 강행한 모습이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 또한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합의해야만 수용할 수 있다면 국회의원 선거는 왜 하느냐'라고 발언했다는데 이건 진짜 악수를 둔 것"이라며 "지금까지 협상이나 대화 없이 탄핵을 반복하고 특검을 강행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인데 저런 태도로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각에선 특검법 협상 파행 상황이 국민의힘에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어차피 윤 대통령이 구속된 만큼 검찰은 구속기간인 20일 내에, 즉 내달 5일 전까지는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는 기소의 전 단계인 만큼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에 대한 특검 출범은 사실상 그 효용성을 잃게 됐다. 효용은 없이 특검법안의 부당성 논란이라는 '소재'만 남은 셈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특검법 표결이 강행된 본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협상 결렬 당시에도 자기들이 낸 법안보다 더 독하게 만들어서 상정하겠다고 우리를 협박했다"며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독주했기 때문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도 "최근 민주당 의원총회를 보면 '탄핵·특검' 두 개 단어만 떠오르는데 다른 이야기가 국민들한테 전달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가 지금 선명성 경쟁으로 문화가 형성이 돼 있는 것 같은데 이걸 제어하지 않으면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