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민주당, 헌법재판소는 재촉하면서…이재명 사법리스크는 거리두기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4.12.20 05:40
수정 2024.12.20 06:06

서류 인편 수령 선거법 2심 절차 개시

고의 지연 비판엔 "악의적 프레임"반발

이화영 대북송금 또 유죄엔 반응 無에

선거법·대북송금 등 李 재판 아직 산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권 안팎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윤 대통령의 문제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탄핵과 별개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신속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를 촉구하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앞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뿐 아니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의혹 항소심 유죄를 계기로 탄핵 정국에 가려졌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이것이 전면에 부상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각종 재판 일정과 관련해 '고의 지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맹공을 퍼붓고 있다.


1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고 대북송금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등법원은 이날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대북송금 혐의 등을 모두 인정해 피고인에게 징역 7년 8개월에 벌금 2억5000만원, 추징금 3억2595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3억3400여만원의 정치자금 및 뇌물을 수수한 혐의, 쌍방울의 800만달러 대북송금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2022년 10월과 지난해 3월 차례로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공모해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한 스마트팜 사업비용(500만 달러)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쌍방울이 북한 측에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이번 판결을 두고는 법원이 대북 송금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사건에도 이날 항소심 결과가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을 준비하는 중이다. 이외에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재판도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결과와 관련해 여권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지사는 유죄, 지사는 시간 끌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맹폭을 가했다.


특히 오 시장은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항소심 결과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법관 기피로 재판을 지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도 쌍방울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며 재판부에 법관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고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앞에 사죄해도 모자라는 이재명 대표는 법관 기피로 비겁하게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끄러움을 모르고 시간 끄는 모습이 비루하기 이를 데 없다"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신속히 하라고 요구하는 그 목소리 그대로 신속한 재판에 협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와 관련 "그것(이화영 전 부지사 유죄)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고, 선고 내용을 보면서 필요한 입장을 밝힐 상황이 되면 판단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대표와 관련해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절차도 개시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뿐 아니라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여권으로부터 '재판을 지연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관련 서류는 우편을 통한 송달이 잇따라 불발됐다가, 이 대표가 전날 오후 3시 20분쯤 국회의원회관에서 법원이 인편으로 보낸 공직선거법 관련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수령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제1야당 대표의 소재지는 불명확하지 않고, 불명확할 이유도 없으므로 이 대표 측에서 고의지연을 위해 송달 불능이 되도록 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했다. 이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령한 것을 두고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우고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선거법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는 수령했지만, 여권에서는 '변호사 선임' 문제를 고리로 이 대표의 또 다른 재판 고의 지연 의혹도 제기했다.


이날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입장문에서 "현재도 이 대표는 1심 선고 후 한 달이 넘었는데 항소심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설마 변호인 선임을 핑계로 재판을 연기하려는 것이냐"라며 "법원이 국선변호인까지 선임하겠다고 한다. 이 대표가 국민 혈세로 운용되는 국선변호인을 배정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 기한인 내년 2월 15일까지 재판을 조속히 마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의 목소리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신, 윤 대통령에 대한 속도감 있는 탄핵 인용과 체포를 주문하는 데 집중됐다.


안귀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은 구질구질하게 버티지 말고 당장 탄핵과 수사에 응하라"고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만에 하나 다시 돌아오는 희망을 품고 있다면, 추운 겨울 거리를 가득 메웠던 국민을 기억하라"며 "12·3 비상계엄은 명백한 내란이고, 윤석열을 지금 당장 체포해서 탄핵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압도적 목소리이고 지엄한 명령"이라고 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