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에 경찰 제복? 즉결심판 말고 형사처벌 해야…공무집행방해 책임 물어야" [디케의 눈물 318]
입력 2024.10.30 05:08
수정 2024.10.30 05:08
경찰, 핼러윈 주간 경찰 복장·장비 판매·착용 집중단속…위반시 6개월 이하 징역형·벌금형
법조계 "경찰 뿐만 아니라 군인·소방관 제복 착용도 처벌 대상…실제 처벌되는 경우 적어"
"대부분 즉결심판으로 넘겨져 솜방망이 처벌…약식재판이라 전과 안 남고 수사기관 안일하게 수사"
"무분별한 제복 착용 반드시 금지해야…형사처벌 절차 밟고 사고 시 업무방해 책임 물어야"
경찰이 핼러윈 주간 경찰 복장·장비(코스튬)의 판매·착용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법조계에선 일반인이 경찰, 군인 등의 제복을 착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로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대부분 즉결심판의 솜방망이 처벌해 전과 조차 남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의 제복 착용은 반드시 금지해야 하고, 당연히 형사처벌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핼러윈 전후 2주간 무분별한 유사 경찰 제복 및 장비의 유통과 사용을 막기 위해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주요 온라인 판매업체 54곳과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점적으로 단속하며, 위법 행위 적발 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판매자뿐 아니라 판매 행위가 이뤄지는 사이트 운영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기로 했다.
아울러 각 시도경찰청은 주요 축제 장소에서 인파 관리 활동과 연계해 경찰제복 착용과 관련한 현장 계도·단속에 나선다. 경찰제복장비법상 경찰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이 경찰제복 또는 경찰제복과 유사한 복장을 착용하거나 경찰 장비를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판매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판사 출신 문유진 변호사(판심 법무법인)는 "경찰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이 경찰제복(유사제복), 경찰 장비를 착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로 처벌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군인, 소방관 등의 제복을 사용할 경우에도 경범죄처벌법, 군복단속법 등의 관련규정 위반으로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지게 된다"며 "하지만 대부분 즉결심판으로 넘겨져 처벌받게 된다. 즉결심판이란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진행되는 약식재판으로 전과가 남지 않아 수사기관도 안일하게 수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2년 전 핼러윈데이에 159명이 압사사고로 세상을 떠날 당시 당시 경찰 제복, 소방복 등을 입고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많아 실제 출동한 경찰을 일반인으로 오인해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서 사고 수습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질서유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복 등을 착용해 사람들을 오인하게 하는 경우에는 즉결심판이 아닌 일반 형사소송 절차를 밟아 검찰에 송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경찰제복장비법은 경찰의 명예와 품위를 유지, 향상시키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재정됐다. 이에 따라 경찰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경찰제복 또는 경찰장비 등을 착용하는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실제적으로 경찰제복장비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일반인의 경우 법규정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법을 위반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지속적인 행동을 했다기보다 핼러윈 등 행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찰복, 군복, 소방제복 등은 특별임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의 신분을 나타내고 사건사고 발생시 그에 대하여 신속한 대응을 하기 위해 구별이 필요한 만큼, 일반인의 무분별한 제복 착용 등의 남용 행태는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며 "특히 사건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러한 제복 등을 착용한 일반인으로 인해 현장대응을 방해해 피해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