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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밝힌 '윤 대통령·한 대표 81분 면담' 분위기와 내용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4.10.23 00:00 수정 2024.10.23 00:12

尹, 韓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 사항' 제안하자

"누가 잘못 했다면 구체적 얘기해야 조치 가능"

"여사 힘들어 해…활동 줄였는데 더 자제하려"

"야당이 말 안되는 공격하면, 적극 공격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실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81분간 면담에서 오갔던 대화 내용 일부를 대통령실이 22일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면담 분위기와 한 대표가 제안한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 관련 '3대 요구 사항'(대통령실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대외활동 중단·각종 의혹 규명 절차 협조)에 대해 윤 대통령이 대략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대통령실 내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한 대표도 나를 잘 알지 않느냐.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정리했던 사람"이라며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누가 어떠한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줘야 조치를 할 수 있다"며 "소상히 적어서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 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활동 중단'과 관련해선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활동을) 많이 자제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서 (김 여사가) 활동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이제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선 면담에 배석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월 초쯤이면 운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 규명에 협조해 달라는 한 대표의 요구엔 "이미 일부 의혹의 경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자신의 장모 최은순 씨가 감옥에 사실까지 언급하며 "(한 대표가 검찰에서) 나와도 오래 같이 일을 해 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이 있느냐. 특히 검찰총장 때도 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멀리하고, 변호사를 써서 해결하라고 했을 정도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참찰관 임명과 관련해선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답변에 한 대표는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맞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며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 주면 좋겠다"며 "정치 공세에는 정치로 대응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때 (당내 의원) 30명을 설득했는데, 여론이 악화되면 (특검법이 통과될까) 걱정된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하자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여당이 위헌 그리고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며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지만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정이 하나가 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위기는 정치적 위기, 정치 상황의 위기"라며 "정무수석에게 과감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으면 하고, 당정 소통도 강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면담 분위기에 대해 "차분하고 원만한 면담이었다"며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다했고, 말미에는 미국 대선 전망과 최근 동남아 순방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발언 비중은 윤 대통령이 60%, 한 대표가 40% 정도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성과"라며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당정이 하나 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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