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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5일 만에 오물풍선 살포…'대북전단·오물풍선' 악순환 재개되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4.09.06 00:30
수정 2024.09.06 01:04

4일 밤부터 100여개 북한發 낙하물 발견

오물풍선, 대북전단의 맞대응 성격 짙어

추석 앞두고서 불안감 조성 가능성도 有

"민간단체 제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

북한이 연일 대남 쓰레기 풍선 도발을 한 가운데 지난 4일 경기 파주 지역에 북한이 보낸 쓰레기가 떨어져 있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제공. ⓒ뉴시스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 속에서도 20여일 만에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했다. 이 역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보이며,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다시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일에 이어 이날에도 두 차례에 걸쳐 480여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우고 있다. 서울 지역(30여개)과 경기도 북부 지역(70여개)에서 100여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류·플라스틱병 등 쓰레기이며, 분석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


북한의 정확한 의도가 파악되지 않는 가운데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을 쓰레기 풍선 도발의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우리 민간의 정보 전달을 위한 자발적 행위가 결코 북한 당국이 자행하는 도발의 명분이 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라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 북한의 최근 오물풍선 살포 또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금까지 봤을 때 비공개로 대북전단을 살포한 단체들이 증가했더라. 탈북민단체가 아니더라도 종교계도 있다"며 "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담화를 보면 북한의 오물풍선은 99% 우리 측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틀림없이 북한은 최근에 우리측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맞대응을 하기 위한 오물풍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차는 있을 것이다.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데)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풍량과 풍속 그리고 우리측에서 '대북전단을 뿌렸다고 오늘 바로 맞대응을 하느냐. 며칠 있다 하느냐' 그런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며 "시차가 있겠지만, 어쨌든 (최근) 오물풍선은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그동안 안했던 건 (침수 피해로) 내부 사정이 좋지 않았단 것이다. 북한이 얘기한 것처럼 한국에서 전단 살포가 계속되는 한 북한의 '오물 풍선·쓰레기풍선'은 날아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적 의도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 교수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자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과 추석을 앞두고 일종의 불안감을 조성해서 남남갈등 심화시키는 묘한 의도도 있지 않겠나(싶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연일 대남 쓰레기 풍선 도발을 한 가운데 지난 4일 경기 파주 지역에 북한이 보낸 쓰레기가 떨어져 있다. ⓒ뉴시스

북한이 대북전단을 빌미로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현 상황에 일각에서는 민간단체에 대한 제지가 필요하단 지적도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오물풍선으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라는 점에서다. 북한 또한 오물풍선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한 만큼 국민들의 불편함을 심화하는 오물풍선은 대북전단 살포가 이어지는 한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부부장의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한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과 달리, 현재까지 북한의 새로운 도발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다만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우리 측에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할 방안은 없다.


박원곤 교수는 "민간단체를 설득하는 것은 헌재 판결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금하는 것이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말 그대로 권유 또는 권고"라며 "(정부가) 강력하게 나서서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이게 사실은 우리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는데, 불편한 피해를 준다. 인명이나 재산상 피해를 주진 않는다. (북한은) 그걸 노리고 있고, 그 상황에서 우리 대응이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한다 해도 새롭게 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부 또한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 교수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과도한 징벌이 문제있단 거지 이에 대해 제지라던지 통제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 않느냐. 국토교통부가 '대북전단 풍선이 일정 무게(2㎏)를 넘어설 경우 항공안전법 위반이 될 수 있으니 통제하라'는 것도 있지 않느냐"라면서도 "그럼에도 민간단체에 대한 제지가 들어가지 못하는 건 용산의 지시가 없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민간단체를 설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가능성이 있었으면 벌써 했을 것"이라며 "용산의 입장은 일관돼 있다. 통일부 등 정부부처에서 과연 확성기든 대북전단이든 그것의 목적이 무엇이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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