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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원 지원법을 넘어라"…한동훈이 이재명에 내세울 카드는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8.22 06:10 수정 2024.08.22 09:04

여야 실무진, '대표 첫 회담' 의제 설정 '제자리'

與 내부 "25만원 지원 대안 마련 시급" 목소리

선별·추석 지원에 "금투세 폐지로 압박" 까지

'민생지원금 문제가 곧 주도권 확보' 이야기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첫 회담에서 전국민 25만원 살포법안에 대응할 정책 의제를 고심하고 있다. 앞서 25만원 살포법안을 '현금살포법'이라고 비판하며 '격차해소'를 대안으로 띄운 한 대표가 이를 넘어설 정책 의제를 꺼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당내에선 취약계층을 선별해 차등 지원하는 안 등이 제시되는 가운데, 한 대표가 어떤 카드를 꺼내 이 대표에 맞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21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회담 의제'와 관련해 "실무진들이 조용히 말씀을 나누는 걸로 아는데 내용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회담 의제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 같은 언급대로 양당의 의제 조율은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시간이 안 맞아서 (만나기 어렵다)"라며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비서실장과의 사전 의제 협의가 무산됐음을 알렸다. 양당이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채상병 특검법, 25만원 살포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다수 의제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거대 의석을 차지한데다 이슈까지 선점한 야당의 공세에 맞설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어렵다는 점에서 깊은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다양한 의제 가운데 특히 25만원 살포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기도 한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표 입장에서도 25만원 살포법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직접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민생지원금법을 재표결할 것"이라며 "대안도 없이 상대 주장을 무조건 부정하는 마인드로는 정상적 국정운영이 쉽지 않다. 정부·여당은 말로만 민생을 얘기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한 대표도 25만원 살포법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전날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등 당4역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언론에 알려지자 취소한 바 있다. 이후 이날도 당4역 회의가 예정됐지만 다른 일정들로 인해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대표가 25만원 살포법에 대해 대안이나 해법을 꼭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해당 법안을 둘러싼 지형이 국민의힘에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역구가 있는 의원들은 주말마다 지역에 내려가면 '민주당은 25만원 준다는데 여당은 뭘하느냐'는 소리를 듣는다"며 "정부의 재정 기조를 유지하되 국민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만한 정책을 찾아야 한다. 입법은 너무 늦기 때문에 빨리 추진할 수 있는 정책으로 선제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추석민생지원방안과 연계한 자영업자 세제 지원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실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25만원 지원과 관련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굉장히 힘든데, 이들을 선별적으로 두텁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 혹은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있는지 협의해 제안하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선별 지원이 전제지만 민주당이 요구했던 민생회복지원금을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인데다, 한 대표가 꺼낸 '격차해소'에도 걸맞는 대안인 만큼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외에도 한 대표는 1400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금투세 폐지 등을 내세워 주도권 잡기에 나설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금투세 폐지와 함께 상속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까지 묶어 이 대표를 압박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과 당 정책위원회가 오는 22일 개최하는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토론회'에 한 대표가 직접 참여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 때 25만원 얘기가 나오자마자 '큰일났다'고 생각했던 후보가 나 뿐만이 아니고 굉장히 많았을텐데, 이재명과 민주당도 그걸 알기 때문에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다르게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건 자산증식의 기회를 주고 그 희망을 주는 것일텐데, 금투세 폐지나 종부세 완화 등은 여당인 우리가 할 수도 있고 청년층에게도 먹힐 정책"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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