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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식 "與, 100년 선도할 더 큰 어젠다로 승부 봐야"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7.02 08:00 수정 2024.07.02 09:00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인터뷰

"국힘, 더 좌향좌하면 '우파'라 말할 수 없어"

"패배는 당 책임…국민 공감 이슈 선점해야"

"러닝메이트는 견제 장치 없애 달라는 주장"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정식 후보는 '재수생'이다. 지난해 3월 8일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도 청년최고위원으로 나왔다 석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전당대회 내 청년최고위원 후보 구도는 '2강(强)' 체제였다. 이 구도를 형성한 건 친윤계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과 '천아용인' 중 한 명으로 나온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청년최고위원 자리는 55.16%(25만36표)를 받은 장 전 청년최고위원이 가져갔다. 이 최고위원은 당시 18.71%(8만4807표)를 획득해 2위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에 당시 국민들의 시선은 당선자인 장 천 청년최고위원과 '이준석계'로 분류됐던 이 수석최고위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누가 뭐래도 13.66%(6만1905표)를 획득해 3위를 기록한 김 후보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김 후보는 당시 당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보수의 가치'를 내건 메시지를 큰 담론으로 만들어 던졌기 때문이다. 당시 김 후보는 86 운동권 세대, 자기 이익만 챙기는 노조,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 대한민국의 무기력을 조장하는 세력들, 절대적·상대적 가난 등 이 다섯 세력과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내며 국민의힘이 진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보수주의 가치관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가 무너진 당의 상황을 본인이 앞장서 ‘리빌딩’ 하겠다는 취지였다.


김 후보는 "작년 전대에서 저는 다섯 세력과 싸우겠단 메시지만을 들고 나왔다"며 "정말로 외부에 있는 이 같은 세력들에 맞서기 위해서 당의 이념과 가치 바로 잡는 게 필수라고 생각했고, 진짜로 싸우기 위해서 당 외부에서 당 내부에 노크를 한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1년 반 만에 만난 김 후보의 목표의식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올곧게 유지됐다. 김 후보는 "(전대가 끝난 뒤) 국민의힘은 정말 큰 위기에 봉착했다. 선거에서 기술적으로 이기기 위해 이념과 가치 그리고 정당성 등을 포기하고 타협했기 때문이다. 이에 '보수 정통성' 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자유 민주주의의 토대를 놓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 정신과 근대화·산업화를 이룩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대한 유산을 가진 당이다. 그러나 문민 정부 이후 국민의힘은 이 같은 유산을 꼭 움켜쥐다 못해 소진 시켜왔다"며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당의 이념과 가치부터 꼭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낡은 보수, 반공 보수라는 소리를 들은 지가 오래됐다. 이런 이미지를 빨리 털어내고 우리가 가진 위대한 유산으로 당을 재정립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2년 간 큰 선거가 없다.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저는 단순히 보수의 가치 뿐 아니라 새로운 100년 선도할 수 있는 비전을 꼭 선도해보겠단 일념으로 재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후보의 이 같은 철학은 당에 꼭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개혁과 혁신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그는 "개혁이나 혁신을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뜻"이라며 "알맹이를 뜯는 게 아니라 핵심 이념과 가치는 잘 지켜 계승·발전시키되 외형을 바꿔 외연을 확장시키는게 바로 개혁이자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 당에서 말하는 개혁과 혁신을 보면 '코어 지지층'을 극우로 매도하면서 뜬구름과 같은 중도의 마음을 찾아서 좌향좌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서 더 왼쪽으로 갔다가는 우파라고 말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것만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새 시대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개혁과 혁신이지 좌향좌를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개혁과 혁신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어받은 이 선배 세대의 유산이 더 발 될 수 있도록 해 그 혜택을 국민이 누리고, 주변 국가의 위협이 사라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개혁과 혁신의 모습이다"라고 소리 높였다.


개혁과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김 후보는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 패배 책임론이 일면서 대통령실이다 잘못이다 또는 당의 잘못이다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제 생각엔 당 책임이 더 크다"며 "총선 동안 민주당 등 상대 진영이 대통령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는 건 역사적인 상수였고, 당이 처한 상황은 변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당이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들어오면서 김경율 전 비대위원, 함운경 전 후보뿐 아니라 이상민·김영주 전 의원, 이런 등을 포용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지지층에서 불만이 쌓였고, 장예찬·도태우라는 당의 상징적인 인물들의 공천 취소하면서 본격적으로 지지층이 흔들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이번 선거에선 왜 비례대표(국민의미래) 득표율이 지역구(국민의힘) 득표율보다 더 높은 역전현상이 일어났다"며 "지역구 후보에게 그만큼 표가 덜 갔다는 건 공천이 잘못됐다는 걸 지지층이 투표로 의사표현을 한 것이다. 이건 명백히 당의 실수고 당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행동은 더 큰 어젠다의 선점이라는 게 김 후보의 주장이다. 그가 강조했던 기존 보수 철학을 바탕에 두고 전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대형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 당이 원하는 개혁과 혁신과도 일맥상통하고 거대야당에 맞서 싸울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지금도 여기저기서 얘기가 나오는 민심·청년 정책 같은 건 너무 당연히 당이 이끌고 나가야 하는 이슈"라며 "그걸 기저에 깔고 민심이 동할 수 있는, 이념에 제대로 불을 붙일 수 있는 더 큰 어젠다를 꼼꼼하게 준비해 당장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갖고 나온 '자체 핵무장론'은 의미 있는 어젠다라고 본다"며 "핵이 떨어지면 우리는 다 죽는다. 핵이 날아오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미국이 우리를 위해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눌러주기를 기대할 수만은 없다. 말 그대로 자주국가는 자주국방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체 핵무장론은 의외로 7~80%의 전국민적 지지를 받는 담론이다"라며 "이런 거대한 어젠다를 꺼내면 국민들이 우리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다. 이런 어젠다를 선점하고 만들 수 있는 창의력 넘치는 방방곡곡의 인재와 지식인들을 우리 당으로 모으게 된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출마하는 청년최고위원 경선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러닝메이트(계파)가 없다는 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화 전략"이라며 "권력이 모이는 곳에는 건강한 견제가 필요한데, 당대표란 간판 아래 줄을 서 '우리가 다 해먹을 테니 뽑아달라'고 말하는 건 지도부에 견제 장치를 와해시켜달라는 것과 같다. 이걸 우리 당 지지자들께선 알고 계신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저는 아무런 정치적 배경을 갖지 않은 채 거리에서, 사회에서 정치적 투쟁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 제가 절대 쓰러지거나 무너지지 않는 이유"라며 "이런 저를 당원들께선 국민의힘과 보수주의를 지지하시는 분들께서 믿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보수가 100년을 선도할 더 큰 어젠다를 만들 수 있는 역할을 청년최고위원으로 꼭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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