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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들 "의대 증원 대학 총장 상대 민사소송·구상권 청구할 것"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4.05.31 16:44 수정 2024.05.31 16:47

김창수 "고등법원, 학생들 피해 본다는 것 인정…수업권 및 학습권 침해될 것"

"소송 원고는 학생, 피고는 총장…총장에게 책임 묻고 3년간 끝까지 투쟁할 것"

"불참·무대응 운동 전개 계획…교수, 의사국가고시 시험 출제·평가 거부할 것"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 교수들이 의대 입학정원이 늘어난 대학 총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정부 장기투쟁 방향으로 대학에서 수행하는 교육·연구와 의사 업무인 진료를 분리 계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를 이끄는 김창수 회장은 이날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의대 증원된)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내년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고등법원은 (의대 증원으로) 학생들이 피해 본다는 것을 일단 인정했다. 실제 학생들이 유급되고 내년 3월부터 신입생이 들어오면 학생들의 수업권과 학습권이 침해될 것"이라며 "2차전으로 총장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송 당사자 원고는 학생이 되고, 피고는 대학교 총장"이라며 "총장에게 책임을 묻고 구상권을 청구해서 쪽박을 차게 하겠다. 3년간 끝까지 (투쟁)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대 교수들이 대학과 근로계약을 할 때 대학에서 수행하는 교육·연구와 의사 업무인 진료를 분리해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정부가 법적으로 의대 교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교육과 연구 두 가지"라며 "현재 계약 구조상 의대 교수는 (의사로서) 병원 진료에 대해 계약하지 않고 교수로서의 계약만 하고 있다. 진료하는 이유는 당연겸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교수 노조를 활성화해 병원 진료에 대해 교육·연구와 별도의 계약 관계를 만드는 것을 올해부터 내년 초 사이에 추진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향후 유사한 사태가 벌어졌을 때 법적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고, 투쟁이나 파업 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대 교수들은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만 하겠다고 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병원에 환자와 간호사 등 직원이 있기 때문에 진료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규정과 제도를 명확히 해서 별도의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뉴시스

김 회장은 "불참·무대응운동 전개를 계획 중이고 이 운동의 효과는 휴진이나 파업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교수들이 담당해온 의사 국가고시 출제와 평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의료계가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위해 대법원에 제기한 재항고 절차를 의도적으로 늦췄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대법원 5월 21일에 대법원에 재항고했는데, 정부 측 소송대리인은 소송위임장을 5월 30일에 제출했다"며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법적 처리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인데, 정부는 최대한 처벌을 늦추기 위한 양아치 잡범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법제이사였던 전성훈 변호사는 경찰이 의협에 법률자문을 한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한 것을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변론권 침해로 보고 엄중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에 대해 변협에서 항의 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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