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전운 감도는 개혁신당…침묵 속 딜레마 내막은?
입력 2024.03.12 06:30
수정 2024.03.12 08:00
전날 공천심사 완료…주요 인사 신청多
결정 장기화에 공천 잡음으로 이어질까
"명분 때문에 인재 지역구에서 소모돼"
개혁신당이 본격적으로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 돌입하면서 침묵 속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인물을 비롯한 50여명이 비례대표 공천 신청서를 내자 당내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로 미루어보아 당선 가능한 비례대표 의석 수가 많지 않아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 지도부와 참신한 인물 중 누구를 공천할지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지난 11일 총 51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중 부적격자를 제외한 후보자 45명에 대해 공천 면접을 진행했다. 이르면 12일 혹은 13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중 개혁신당의 주요 인사인 △김용남 정책위의장 △김철근 사무총장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 △양정숙 국회의원 △경민정 공관위원 등도 비례대표에 신청했다.
현재 개혁신당은 지역구 후보가 55명에 불과하자 추가 모집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오히려 비례대표 모집에 신청 인원이 다수 몰리며 고민이 커졌다.
함익병 공천관리위원은 지난 11일 오전 비례대표 공천심사 면접을 앞두고 "지도부(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이 (몰려) 우리 공관위원 입장에서 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종인 공관위원장도 "(이미) 정치를 하는 분도 몇 사람 신청한 것으로 아는데 과연 그런 분들이 비례대표로 합당한가 하는 것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당내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부를 비례대표 공천할지, 지지정당·인물이 없는 유권자에게 호소해볼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할지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당원들 사이에선 당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지도부의 당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도 개혁신당의 색깔이 분명하지 않아 이준석 당대표와 김종인 공관위원장이 꾸준히 개혁과 윤석열 정부 심판 메시지를 강력히 외치고 있는데 새로운 인사가 등장할 경우 혼란만 자아낸다는 것이다.
개혁신당은 보수당 대표 출신에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참여했다는 특징이 있고, 새로운미래와의 합당 진행과정에서도 많은 지지자들 잃었던 만큼 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선거가 겨우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혁신당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인물이 구해지지 않는 것도 원활한 공천 과정에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입당 상황까지 갔다가 고민 끝에 취소해 용인 지역구 재배치가 없던 일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 3%로 답보 상태인 지지율도 새로운 인물 합류의 걸림돌이다. 비례대표 추천도 확실하게 앞순서가 아니라면 당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철근 사무총장과 김용남 의장, 이기인 전 도의원은 개혁신당 초기멤버로서 기틀을 만든 장본인들인만큼 당의 생명력을 연장시킬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도 있다.
비례대표 선정에 고민이 길어질수록 앞서 공천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양당들처럼 잡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은 인적 자원의 한계가 있어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신청을 한 것을 부정적이거나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며 "지지자들이 개혁신당에 응원을 했던 건 이준석·천하람·허은아·조응천·이원욱 이런 사람들을 보고 기대를 하고 지지를 했던 것이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을 해서 공천을 하는 기대를 갖고 이 개혁신당을 바라본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보다 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들이 좀 당선 안정권에 배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명분론에 사로잡혀 중요한 인재와 인물들이 지역구에서 소모되는 상황은 되게 안타까운 부분이고 이준석이나 천하람이나 조응천 이런 분들도 비례대표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