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진표' 사실상 마무리…전국 254개 '격전지 뚜껑' 열어보니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3.12 06:00
수정 2024.03.12 06:00
민주당 211개, 국민의힘 233개 공천
서울 48개 중 40곳…경기 34곳 확정
충청권 국민의힘 1곳, 민주당 2곳 남겨놔
집권 3년 차 윤 정부·국회 다수 野 평가 척도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별 후보 공천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30일 남겨둔 11일, 전체 지역구 254곳 중 195곳의 대진이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211곳의 공천을 마무리했고, 국민의힘은 233곳의 후보를 확정했다.
여야는 본선 체제로 빠르게 태세 전환을 완료했다. 국민의힘은 비교적 '조용한 공천' 방법을 취했다. 지지층 내에서 분열하는 파장을 최소화하고 시스템 공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강조하면서 전략적으로 잡음을 정리했다.
'친명횡재·비명횡사' 논란이 있었던 민주당은 다시 '원팀'으로 재정비에 들어갔다.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천 과정에서 나오는 소란을 진압하고 이미지 탈피와 여론 악화 대응에 나섰다.
11일 기준 확정된 대진표를 보면 서울 지역은 전체 48개 지역구 중 40곳의 여야 구도가 완성됐다. 최대 격전지인 '한강 벨트(광진·성동·용산·동작·마포구)'도 9개 선거구 가운데 중성동을을 제외한 8곳의 공천이 마무리됐다.
여야가 사활을 거는 '전국 최다 60석' 경기도도 현재까지 34곳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전체 59석 중 민주당이 51석을 석권했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사실상 이번 주가 최종 확정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작갑 장진영 vs 김병기 '리턴매치'…영등포갑 '3파전'
중도층 표심 전쟁의 중심에 서 있는 서울·인천·경기의 시작점은 '한강벨트'다. 서울에서 한강과 닿아 있는 5개 자치구(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구)의 9개 지역구를 뜻하는데, 넓게는 영등포·(양천구)·광진구까지 포함해 총 8개 자치구의 14개 지역구를 지칭한다. 스윙보터(선거 때마다 정당에 번갈아 표를 던지는 부동층 유권자)'로 대표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서울 △동작갑·을 △광진을 △영등포갑 ▲인천 △계양을 ▲경기 △수원갑·병·정 △성남분당을 △안양동안을 등에서 빅매치가 예고됐다.
동작갑은 국민의힘 장진영 후보와 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리턴매치'가 확정됐다. 변호사인 장 후보는 이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내며 당협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단수 공천을 따냈다. 민주당 수뇌부인 김 의원은 이곳에서 재선해 이번에 3선을 노린다. 전병헌 전 의원은 새로운미래로 합류해 제3지대 주자로 출마할 예정이다.
최근 여섯 번의 총선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이 나란히 세 번씩 승리한 서울 동작을은 민주당 영입 인재 류삼영 전 총경과 이곳에서 두 차례 당선한 적 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맞붙는다.
광진을은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2.5%p차로 승리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대결한다.
영등포갑은 3파전이 관전 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국민의힘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4선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에다 민주당 소속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과 '구정치세력 심판'을 내세우며 개혁신당에 합류한 허은아 수석대변인이 경쟁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은 여야 차기 대선 주자 대결로 주목되며 인천 판세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국힘 탈환작전' 수원갑·병·정…'스윙보터' 분당을
국민의힘은 경기도 선거 바로미터로 꼽히는 수원에 영입 인사들을 일찌감치 투입해 공을 들이고 있다. 수원갑에 김현준 전 국세청장, 수원병에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수원정에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각각 수원 갑·병·정에 배치해 바람몰이를 시도 중이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수원갑과 병에 각각 현역인 초선 김승원, 재선 김영진 의원을, 수원정에는 김준혁 한신대 교수를 공천했다. 경선 상대였던 박광온 의원은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전폭 지지를 약속했다.
분당을 선거구는 진보, 보수 어느 한쪽으로 힘을 몰아주지 않는 또 하나의 '스윙보터'다. 3선에 도전하는 현역 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간의 양강 구도가 주목된다.
경기 안양동안을 선거구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5선을 지낸 심재철 국민의힘 전 국회부의장이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인다. 뜨거운 '리턴매치'다.
'캐스팅보트' 충청 정우택·이강일 양강대결, 2승 2패 '북구갑'도 주목
전국 승패의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권의 관전 포인트도 쏠쏠하다. 충청권 28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은 1곳을, 민주당은 2곳만 남겨놨다. 충북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청주 상당은 최근 CCTV 돈봉투 의혹을 해소한 현역 국민의힘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이강일 예비후보의 양강 대결로 압축됐다.
△충북 충주에서는 3선 현역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과 민주당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리턴매치를 벌인다. 지난 총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었으나 복귀한 김 전 차관 설욕전에 관심이 모인다.
부산·울산·경남 40개 선거구 가운데 거대 양당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은 곳은 5곳이다. 무엇보다 '낙동강 벨트'가 최대 관심사다. 네 차례의 총선 중 여야가 2승 2패를 기록한 △북갑은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과 전재수 민주당 의원 간 대진표가 완성됐다. 국민의힘은 부산시장을 지낸 부산진갑 현역인 서 의원을 북구갑으로 차출했다. 4·10 총선 선거구 획정으로 신설된 부산 △북을 지역구는 국민의힘이 4자 경선을 진행 중이다.
△양산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인근 지역으로, 친문계가 필사적으로 진지를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꼽힌다. 3선 김태호 의원이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3선 조해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 김정호 민주당 의원과 붙는다.
한 달여 남은 총선 결과가 집권 3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와 국회 다수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될 것으로 보이면서 초접전을 보이는 격전지의 민심 조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택의 날까지 30일이 남아있다"며 "그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공약을 꼼꼼히 살폈다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총선 체제에 돌입하고 유세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